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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찰간부후보생 음란물 소지만해도 중징계
생활규칙에 관련 항목 포함
사생활 비밀·자유 침해논란


경찰 간부후보생을 교육하는 경찰교육원이 현재 교육중인 67기 간부후보생들의 생활 규칙에 ‘음란물 수집’과 관련한 항목을 넣어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나치게 인권침해적인 조항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해당 항목은 간부후보생들이 교육을 받는 1년간 음란물을 수집하거나 공유, 전송하면 ‘중징계’에 처한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29일 헤럴드경제가 입수한 경찰교육원 ‘경찰간부후보생 생활지도 계획’에 따르면 교육원 측은 ‘생활 규칙’에 “음란한 글ㆍ음향ㆍ사진ㆍ영상ㆍ사이트의 수집ㆍ공유ㆍ전송시 ‘중근신’”이란 처벌항목을 이번 교육생을 대상으로 신설했다.

중근신은 퇴학 해당 사유로 교육운영위원회에 회부됐다가 부결된 경우에 받는 ‘중징계’다. 중근신 처분자는 외출과 외박을 제한당하고, 21~30점의 벌점을 부여받는다. 또 학과시간 외 여가시간에 최대 6주간 벌칙과업을 수행해야 한다.

이는 같은 간부후보생을 교육하는 경찰대학이나, 일반 순경 채용자를 교육하는 중앙경찰학교 생활규범에는 없는 내용이다. 경찰대학의 경우 ‘음란ㆍ사행성 게임을 생활관 내에서 할 수 없다’는 규정이 존재할 뿐 이외 다른 음란물 관련 규정은 존재하지 않는다. 아울러 법에서는 ‘음란물 유포’만이 처벌 대상이 된다. 지난 2015년 서울서부지법이 음란물 링크를 공유한 혐의로 기소된 A(74) 씨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하는 등 유포 혐의에 대해서는 철퇴를 내렸지만, 수집 등 행위에 대해서는 일반적인 처벌 사례가 없다.

경찰간부후보생들은 입교후 1년간 교육을 받는다. 이기간 기숙사 생활을 하며 평일 외출을 제한받고 주말외출이 허용된다. 67기 경찰 간부후보생들만이 이례적인 조항을 통해 1년간 인권을 침해당하고 있는 셈이다.

처벌 규정이 모호하다는 지적도 있다. 음란물에 대한 규정 자체가 아직까지 명확하지 않은 탓이다. 일반 성인동영상만을 음란물로볼지, 성인영화나 정사신등이 포함된 예술영화를 음란물로 볼지도 기준이 뚜렷하지 않다. 사진이나 글과 같은 경우도 마찬가지다. 여기에 교육을 담당하는 경찰교육원 측은 조항 추가 사유를 묻는 질문에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특수 교육기관에서 생도들의 자유를 제한하는 내용의 학교 규정들은 거듭 문제가 돼 왔다. 군 사관학교들이 생도들의 연애를 금지한 내용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육군ㆍ해군ㆍ3군ㆍ간호사관학교가 ‘연애장부’를 만들어 생도들의 이성교제를 관리해 왔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관리 명목으로 생도의 사생활을 수집하고 기록했다”며 “헌법 제17조와 군인복무기본법 제13조에서 보장하는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성우 기자/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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