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는 “공무원 시험 붙으면 자퇴” 의견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대학 생활에 첫발을 내딛는 새학기 개강철이지만 한편에는 곧바로 공무원 시험에 올인을 선언한 새내기들이 있다. 대학교 생활을 이제 막 시작했지만, 공시 열풍에 가담한 이들이다. 이들은 대학이 취업을 위한 디딤돌이 될 수 없다는 ‘대학 졸업장 무용론’을 지지하며 공시족을 자처하고 나섰다.
대부분 임용 유예 기한이 2년인 공시에 대학 1학년 학생들이 뛰어든 것은 ‘합격하면 자퇴도 감수하겠다’는 뜻이다. 이들에게 ‘대학 졸업장’은 큰 의미를 갖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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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수도권 4년제 대학에 입학한 김지우(22) 씨는 “명문대가 아니면 취업에도 불리하고 차별도 심할 것 같아 곧바로 공시를 준비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대입 시험에 세번이나 도전할만큼 대학 진학 의지가 굳건했던 김 씨지만 계속되는 취업난에 대학생활의 낭만 대신 취업이란 실리부터 찾게 됐다는 것이다.
김 씨는 “남보다 늦게 대학에 입학한 만큼 하루 빨리 직업을 갖고픈 마음이 크다. 대학생 때만 해볼 수 있는 경험이 많다고 하지만 우선은 공무원 준비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험에 도전한 첫 해에 합격하게 되면 대학 졸업은 힘든 김 씨지만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일각에선 공시에 하루 빨리 붙어야 학교 생활을 즐길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군 제대 후 서울 소재 4년제 대학 1학년에 복학할 김모(22) 씨는 “복학 후 곧바로 공시에 뛰어들 생각이지만 초시에 붙더라도 학교는 1년 더 다니고 싶다. 졸업장 못 받아도 상관없다”며 “취업만 확정된다면 대학에서 여러가지 분야에 도전해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씨는 대학이 ‘취업을 위한 공장’조차 되지 못한다고 말한다. 그는 “어차피 대학에서 취업과 관련한 지식이나 경험을 배우긴 어려운 것 같다. 수업이 도움이 안 되니까 경영학회에 올인하는 학생들이 많은 것 아닐까”라며 “합격 후 맘 편히 스포츠나 인문학 수업을 즐기면서 여러가지 취미활동을 하고 싶다. 공무원이 되고 싶은 이유도 규칙적으로 살 수 있고 취미 활동할 수 있는 여가시간이 많아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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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처럼 현실적 이유 혹은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ㆍWork-Life Balance)을 중요시하는 가치관을 이유로 공무원 시험에 나선 젊은 층의 트렌드는 설문조사에서도 드러난다.
YBM 한국TOEIC위원회가 대학생과 직장인 6405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이유(복수응답)로 ‘정년 보장’(59.8%)이란 현실적 이유와 ‘복지제도·근무환경이 좋아서’(49.8%)가 가장 많았다. ‘공정한 채용기회 때문에’(27.7%) ‘공무원 연금 때문에’(24.6%) ‘뚜렷한 적성을 찾지 못해서’(17.7%)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일부 상위권대와, 공대 등을 제외하면 취업이 쉽지않은 ‘취업절벽’이 만든 씁쓸한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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