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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둘다 얻거나 둘다 잃거나…文정부 중매외교, 한반도 정세 분수령
-대북특사단, 제재카드ㆍ외교수단 강조해 北ㆍ美 설득할 듯
-뉴욕채널ㆍ3각 대화 가동 시 긴장완화 가시화
-이견 조율 실패시 긴장국면 재연될 듯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10년 7개월 만에 이뤄지는 대북특별사절단의 방북은 한반도 정세를 가를 최대 분수령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결과에 따라 한반도 정세는 대화국면 공고화에서 긴장국면 전환을 오갈 수 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5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단장으로 한 방북사절단이 오후 2시경 성남 공항에서 전용기를 통해 방북길을 떠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윤영찬 청와대 홍보수석은 특사단 방북 목적을 “한반도 평화정착과 남북관계 발전을 위한 대화”라고 했다. 청와대는 대미(對美)라인으로 꼽히는 정 실장과 대북(對北)정보통인 서훈 국가정보원장을 ‘투톱’으로 내세워 특사단 방북의 1차 목표가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북미대화 중재에 있음을 분명히 했다. 

[헤럴드경제DB]

문제는 북미대화 조건이 성사여부다. 문재인 대통령은 평창동계올림픽 계기 북미대화를 위해 북한이 비핵화 의지표명을, 미국이 대화문턱 완화를 각각 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북한은 핵무기가 남한공격용이 아니라는 메시지로, 미국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CVID) 원칙을 강조함으로써 입장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더구나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ㆍ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 등 북측 대표단의 비밀회동이 불발되면서 평창올림픽 계기 마련된 북미대화의 불씨가 한 차례 꺼진 상황이다.

북미 비핵화대화 여건을 마련하기 위해 대북특사단은 ‘제재카드’를 꺼내들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 소식통은 이날 “미 정부 내에서 북한에 대한 추가적인 단독제재를 매달 발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당장 김정남 암살사건 및 시리아와의 화학무기 거래 의혹을 근거로 북한에 대한 제재망이 강화할 예정이기 때문에 이를 근거로 특별사절단이 북한의 비핵화 의사표명과 북미대화의 필요성을 설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핵화’는 미국이 북한과의 예비대화를 개시하기 위해 내건 조건이다. 미 국무부 관계자는 본지와의 이메일을 통해서도 “미국과 한국은 북한의 비핵화와 남북관계 개선의 동시진전을 위해 긴밀히 접촉하고 있다”며 “한반도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는 타협가능하지 않다는 우리의 입장을 강조하고자 북한에 기꺼이 관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핵심관계자 또한 이날 “북미 예비대화의 핵심은 비핵화”라고 말했다.

정부는 최대한의 압박에 주력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제재 이외의 외교적 수단을 활성화하는 것이 북한 비핵화 견인에 유용하다고 설득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지난달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을 만나 비핵화로 가는 방법론을 설명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밝힌 방법론은 북한이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같은 도발을 중단하겠다는 ‘모라토리엄’을 선언하고, 북미대화를 통해 핵동결에서 비핵화로 간다는 이른바 ‘비핵화 출구론’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특별사절단은 김 위원장을 만나 비핵화 의지를 확인하면 미측에 이를 근거로 즉각적인 북미접촉을 제시할 것으로 관측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대북특사단 중 정 실장과 서 원장이 방북일정을 마친 뒤 방미할 예정이라며 “되도록이면 트럼프 대통령에 직접, 북한한테 가져온 보따리를 설명하는 게 좋겠다. 일정은 협의 중이다”고 설명했다.

대북특사를 계기로 북미대화가 뉴욕채널 등 여러 루트를 통해 시작되면 4월 한미연합 군사훈련 규모, 3차 남북정상회담 개최 여부 등이 결정된다. 특히 북미 소통채널인 뉴욕채널이 가동되면 북한 비핵화를 포함한 한반도 긴장완화를 위한 북미간 대화가 본격화될 수 있다.

하지만 김정은과 트럼프 행정부의 의지가 확고할 경우, 한반도는 또다시 긴장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당장 미국은 북한이 군사적 도발을 감행할 경우, 한반도 전쟁에 대비하기 위한 비상도상훈련을 지난달 하와이에서 진행했다. 지난 1월까지만 해도 미 북한전문매체 38노스는 민간위성을 통해 북한이 신형로켓엔진 시험을 준비하는 정황을 포착했다. 외교소식통은 “이번 남북대화가 북미대화로 이어지지 못하면 한반도는 매우 위험해질 것”이라며 “속전속결로 북미대화를 타진하는 것보다는 특사 파견을 계기로 정부의 북미대화 중재 폭을 넓히는 것이 현명하다”고 지적했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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