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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펜스, 평창서 김여정 면담 추진…북한측이 일방적으로 취소했다”
美 국무부 대변인 브리핑서 밝혀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평창 동계올림픽 방한 기간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 일행을 만나려고 했으나 북한 측이 회담 직전 이를 취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와대가 당시 양측 만남을 주선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청와대 측은 “확인해줄 사항이 없다”고 했다.

미국 국무부는 20일(현지시간) 펜스 부통령이 2018 평창동계올림픽 계기 북한 대표단과 접촉하려고 했으나 막판에 북측이 취소했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4면

헤더 노어트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펜스 부통령이 (북한 대표단과의 만남) 기회를 취할 준비가 돼 있었다”면서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강조하기 위해 만남을 이용하려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북한이 이런 기회를 잡는데 실패해 유감스러워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펜스 부통령은 지난 8~10일 2박3일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펜스 부통령이 평창동계올림픽 참석을 계기로 방한하는 기간에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나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과 조우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지만 만남은 끝내 성사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워싱턴포스트(WP)는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평창 올림픽 기간에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 일행을 만나려고 했으나 북한 측이 이를 취소했다고 보도했다. 닉 에이어스 부통령 비서실장 등 부통령 수행단 관계자들은 WP에 펜스 부통령이 청와대의 제안으로 방한 전부터 북측과의 비밀회동을 준비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펜스 부통령은 한국 방문 일정을 앞두고 북미 간 접촉 가능성을 묻는 말에 “무슨 일이 있을지 지켜보자”고 언급했다. 백악관에서도 북미 간 접촉이 예정됐던 사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 마크 폼피오 CIA 국장 등 극히 소수만 알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청와대는 일종의 회동 주선자 역할을 하고 회담에 참여하지 않기로 되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WP에 따르면 백악관 측은 미국 중앙정보국(CIA)가 북한으로부터 북미 간 접촉과 관련한 언급을 접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북미 간 접촉과 관련해 한국이 일종의 중재자 역할로 나섰었다고 전했다. 회담일정은 8일 되어서야 확정됐고, 펜스 부통령과 김 제1부부장 등은 10일 접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북측은 펜스 부통령의 ‘대북압박 행보’를 문제삼아 회동 2시간 전 취소를 통보했다.

닉 에이어스 비서실장은 “북측은 펜스 부통령의 메시지가 유화돼 올림픽 계기 선전활동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처음 접촉에 응한 것으로 보인다”며 “펜스 부통령이 방한 첫날부터 북한에 강도 높은 압박 캠페인을 이어가면서 생각이 달라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관계자들은 특히 북한이 펜스 부통령과의 접촉을 취소하면서 펜스 부통령의 ‘추가 대북제재’ 발언에 대한 불만을 나타냈다고 말했다. 펜스 부통령이 방한 때 탈북자들을 만난 것도 문제삼았다고 했다.

펜스 부통령은 방한 전 일본을 찾아 아베 신조(安倍 晋三) 일본 총리와 회담하고 북한에 대한 역대 최대 범위의 제재를 적용하겠다고 발표했다. 펜스 부통령은 개막식 당일 김여정 일행에게 눈길 한번 주지 않았고, 방한 이틀째인 9일 탈북자 면담, 천안함기념관 방문 등의 일정을 소화하는 등 대북 압박 행보를 벌였다.

문재연 기자/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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