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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동빈 법정구속’ 롯데는 ③] 뉴롯데 암운…일본發 경영권 분쟁 불씨 살아나나
-日롯데 지배력 상실 우려
-경영권 분쟁 재발 가능성도
-호텔롯데 상장 무기한 연기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법정 구속되면서 롯데의 ‘한ㆍ일 일체(一體) 경영’ 전략에도 제동이 걸렸다. 롯데는 경영 공백을 막기 위해 황각규 부회장(롯데지주 공동대표)을 중심으로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롯데그룹의 투명한 지배구조 체제가 구축되지 못한 상황에서 일본 롯데와 관계에서 불확실성이 커졌다.

당장 신 회장의 한국과 일본 롯데 경영권이 위기에 놓였다. 신 회장은 현재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 사장과 일본롯데홀딩스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한국과 일본 롯데그룹의 정점에 있는 회사다. 롯데그룹의 지배구조를 보면, 신격호 총괄회장 등 총수일가→광윤사→일본 롯데홀딩스→호텔롯데→롯데 계열사 등으로 이어진다. 경영권의 키를 쥔 롯데홀딩스 지분은 광윤사(28.1%), 종업원지주회(27.8%), 일본 롯데 계열사 2곳(20.1%) 등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실형을 선고받으면서 지배구조 개선, 호텔롯데 상장 등을 추진하는 롯데의 사업 행보에 암운이 드리워졌다. 사진은 해질녘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사진=연합뉴스]

신 회장의 롯데홀딩스 지분율은 1.4%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신 회장은 리더십과 경영 성과를 바탕으로 종업원지주회, 관계사의 지지를 확보해 일본 롯데를 무리 없이 이끌어왔다. 이들이 신 회장의 유죄 판결을 이유로 지지를 철회하면 경영권은 크게 흔들리게 된다.

일본에서는 경영진의 도덕성을 중시하는 정서가 강하다. 일례로 일본에 편의점을 처음 도입한 스즈키 도시후미 세븐앤아이홀딩스 전 회장은 지난해 아들에게 경영권을 물려주기 위해 전문경영인 교체 안건을 이사회에 제출했다가 부결되자 자진사퇴했다. 이사회가 “세븐앤드아이홀딩스는 왕가(家)가 아니라 기업”이라며 반발했기 때문이다.

경영진에 대한 잣대가 엄격한 일본에서 신 회장의 운신을 둘러싼 사안이 복잡해지면 경영권이 위태로울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일본 롯데홀딩스가 이사회와 주총을 열어 신 회장을 홀딩스 대표직에서 물러나게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또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신 회장의 부재를 틈타 경영 복귀를 시도할 경우 롯데 경영권 분쟁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신 회장이 일본 주주 영향력을 줄이기 위해 추진하던 호텔롯데 상장도 무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호텔롯데는 롯데의 중간지주회사 역할을 하는데 일본롯데홀딩스 등 일본인이 지분 99%를 소유하고 있다. 국내 상장이 이뤄질 경우 국내 일반 주주의 지분율은 40%대로 높아진다. 그만큼 일본 계열사들의 지분율은 낮아져 롯데가 ‘일본기업’이라는 인식을 불식시킬 수 있다.

그러나 신 회장이 법정구속 되면서 호텔롯데 상장을 통한 지주사체제 완성은 요원해졌다. 한국거래소는 상장 규정에 회사의 경영투명성을 주요 심사 요건으로 두고 있어 심사 통과가 어려울 것이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롯데 관계자는 “법원의 판단을 존중하지만 예상치 못했던 상황이라 참담한 심정”이라며 “국민들께 약속한 호텔롯데 상장, 지주회사 완성 등 산적한 현안을 앞두고 큰 악재로 작용할까 우려된다”고 했다.

dod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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