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비핵화’ 없는 평창모멘텀, 북미대화ㆍ남북정상회담 이어질 수 있을까
-文대통령, 北 정상회담 제안에 “여건 만들자”

-美 “핵 포기 명확한 신호 선행돼야”

-여론 공감대 등 변수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10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평양을 방문해달라고 공식 초청했다. 정치권에서는 대북특사, 나아가 남북정상회담 성사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하지만 미국과 일본 등 국제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상황에서 조건은 녹록지 않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5월 취임사에서 “여건이 조성되면 평양에도 가겠다”며 남북대화 의지를 강하게 드러낸 바 있다. 그러나 북한의 잇단 핵ㆍ미사일 도발에는 국제사회의 제재 흐름에 같이하며 강력한 압박을 가해왔다.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개막과 함께 냉각기에 있던 남북은 해빙기를 맞이했지만, 당장 북핵ㆍ미사일 프로그램과 관련해 이뤄지는 실질적 대화는 없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도발 중단 의지를 드러내지 않은 상황에서 지속적인 대북 제재 유예조치가 발생했기 때문에 김정은의 프로파간다인 ‘핵에 의한 평화’에 정부가 끌려다니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남북 정상이 마주앉으려면 2 가지 과제가 선행돼야 한다.

첫 번째는 한미 관계 개선이다. 한미 간 신뢰회복이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북미대화는 이뤄지기 어렵다.

평창을 찾은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9일 정상급 리셉션에 늦거나 5분 동안 자리에 머무는 등의 방법으로 남북대화에 대한 불신을 드러냈다. 개회식에도 북한 대표단과 가까운 자리에 앉았지만 눈길도 주지 않았다. 남북 선수단이 공동입장할 때는 VIP 석에 앉아있던 인사들이 모두 기립해 박수를 쳤지만 펜스 부통령 부부만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았다.

AP통신은 “펜스 부통령이 ‘북한은 2000년과 2004년, 2006년 올림픽 때도 유화공세를 펼쳤고, 2006년엔 겨울올림픽이 끝난 지 8개월 만에 핵실험을 감행했다’는 상기시키며 ‘이같은 진실을 알리기 위해 평창에 온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비핵화는 어떤 변화의 종착점이 아니라 출발점이 돼야 한다”며 펜스 부통령이 ‘선(先) 핵포기’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워싱턴포스트(WP)는 “김정은의 여동생이 직접 전달한 초청장은 최대한의 압박 전략을 추구하는 미국을 실망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외신은 지난 지난 한달 여 동안 남북대화가 이어지면서 한국 정부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불신이 깊어졌다며 한미관계 개선을 평창 이후 과제로 꼽기도 했다.

두 번째는 국민 공감대 형성이다. 북핵문제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남북 정상회담이 성사되면 남남갈등이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 펜스 부통령이 경기도 평택의 해군 2함대를 방문했을 당시 외부엔 미국의 주한미군 철수와 한미 연합 군사훈련 중단을 요구하는 시위대가 시위를 하고 있었다. 반면 평창 올림픽 경기장 및 서울역 주변에서는 북한의 핵ㆍ미사일 프로그램을 규탄하고 비핵화 논의 없는 남북대화를 규탄하는 시위대가 운동을 했다.

앞서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를 위해 문재인 정부가 북한에 제안한 단일팀ㆍ공동입장ㆍ공동훈련 카드는 국내적으로 남남갈등을 유발하기도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 갤럽’ 여론조사에서 남북 단일팀 구성에 ‘잘된 일이다’는 의견은 40%, ‘잘못된 일이다’는 의견은 50%로 갈렸다. 개회식에서의 남북한이 한반도기를 들고 공동 입장하기로 한 것에 대해서는 53%가 ‘잘된 일’이라고 답하고 39%가 ‘잘못된 일’이라고 답했다.

munja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