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지갑 알아도 주인이 누군지는 몰라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해킹으로 도난당한 코인이 들어간 계좌를 아는데 왜 돌려받지 못할까?”
일본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중 하나인 코인체크가 해킹당해 5억3000만달러(5700억원) 상당의 뉴이코노미무브먼트(NEM)를 분실한 것과 관련해 제기되는 의문 중 하나다.
NEM을 개발한 업체인 NEM파운데이션은 도난당한 NEM을 추적할 수 있도록 태그(tag)를 붙여놓고 있다. 이 태그를 통해 NEM이 입금된 계좌도 파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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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AP |
하지만, 계좌를 파악하더라도 돌려받기는 쉽지 않다. 범인들이 훔쳐간 NEM을 보관하고 있는 곳은 ‘전자 지갑’이기 때문이다. 신원이 확인돼야 개설할 수 있는 은행 계좌와는 달리 전자 지갑을 손에 넣는 데는 본인 확인이 필요 없다. 누구라도 내려받기를 하면 손쉽게 지갑을 가질 수 있다. 도난당한 NEM이 들어 있는 지갑을 알더라도 주인이 누구인지는 알 수 없는 셈이다.
이런 이유로 코인체크나 NEM파운데이션은 지갑 주인을 찾아내거나 반환을 요청하기 어려운 상태다.
물론 NEM파운데이션이 거래 이력을 공유하는 블록체인을 새로 만들어 도난당한 NEM을 강제로 코인체크에 반환하도록 하는 건 기술적으로 가능하다. 하지만 NEM파운데이션이 이를 새로 만들지는 않을 방침이라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전했다. 부당하게 NEM을 빼앗긴 경우라도 거래 자체가 없었던 것으로 만들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일본 경시청은 1일 코인체크로부터 통신기록을 제출받았지만 수사는 난항이 예상된다. 앞서 일본에서는 지난 2015년 일본연금기구 서버가 바이러스에 감염돼 가입자 이름과 기초연금번호 등 125만건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2016년에는 JTB에서 고객 679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두 사건 모두 해외 서버로부터 공격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지만, 용의자를 찾아내지 못했다.
y2k@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