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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야심꺾기 나선 국제사회] “北 선전전 막자”…올림픽 평화무드에 전방위 경고 나선 美
백악관, NBC 마식령 보도 “당혹” 비난
외교거두들 “북핵이 美안보 최대 위협”
“북핵 용인하면 韓·日도 핵무기 원할것”
키신저 前국무 ‘동북아 핵확산’ 경고도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을 2주 앞두고 미국이 연일 북한에 대한 경계 수위를 높이고 있다.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 등 미 외교 거물들은 상원 군사위원회에 출석해 갈수록 커지는 북핵 위험성과 핵확산 우려를 강하게 표명했다. 미국 등 국제사회가 올림픽을 계기로 위장 평화공세에 나선 북한의 핵·미사일 야욕을 꺾기 위해 총공세에 나선 모습이다.

헨리 키신저(왼쪽 사진) 전 국무장관과 조지 슐츠 전 국무장관 등 미 외교 거물들이 25일(현지시간)‘ 미국의 국가 안보 전략’을 주제로 연 상원 군사위원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북핵 문제를 가장 큰 안보 위협으로 규정하며 커지는 핵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키신저 전 장관은 “북한의 핵능력을 용인하면 한국과 일본도 핵무기를 원하게 될 것”이라며 핵확산에 대한 우려를 강하게 표명했다. [워싱턴=AP연합뉴스]

미국 백악관은 올림픽 주관방송인 미 NBC방송이 최근 북한 마식령 스키장을 직접 방문해 보도한 데 대해 불만의 뜻을 표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실 관계자는 25일(이하 현지시간) NBC의 마식령 스키장 보도에 대해 “당혹스럽다”며 “지구상에서 가장 전체주의적인 국가를 흥겨운 겨울 휴양지로 보이도록 하는 건 그리 쉬운 일이 아닌데 NBC가 그 일을 했다”고 비난했다. 미국 폭스채널 뉴스와 뉴욕포스트 신문 등 보수매체들도 “NBC가 북한정권의 체제 선전을 돕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의 이같은 행보는 평창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북한이 열병식과 단독공연 등에 세간의 이목이 쏠리는 걸 막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앞서 허버트 맥매스터 미 백악관 NSC 보과관과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 마이크 폼페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일제히 북한이 평창올림픽을 활용해 ‘핵 있는 평화’를 선전하려 한다는 인식을 내비쳤다.

백악관 고위관계자에 따르면 펜스 부통령은 북한이 평창올림픽을 ‘납치’(hijack)해 체제 선전장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우려 속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전날 부한의 에너지 확보에 핵심 역할을 하는 원유공업성을 겨냥한 추가 제재를 감행했다. 여기에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은 26일 하와이에서 송영무 장관을 만나 평창올림픽 이후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속히 재개한다는 입장을 전할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 국무부도 이날 평창동계올림픽ㆍ패럴림픽의 성공을 기원하고 남북대화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면서도 “북한이 비핵화에 진지하다고 보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한국을 향한 무언의 압박도 강해지고 있다. 아사히 신문에 따르면 미국은 평창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한국과 미국, 일본 정상급 간의 3국 정상협의를 추진했다. 미국의 대북 금융제재를 전담하는 시걸 맨델커 재무부 테러ㆍ금융정보 담당 차관은 전날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천해성 통일부 차관을 만났다. 미국 소식통에 따르면 맨델커 차관이 평창올림픽 계기 북한 지원 및 향후 협력과정에서 대북제재에 저촉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후루카와 카츠히사 전 UN북한제재위원회 패널은 “한국 스키팀이 북한이 유엔 안보리 제재를 위반해 만든 마식령 스키장의 사치품을 쓴다고 하는 건 제재 위안에 해당하지 않는다”면서 “하지만 향후 남북 협력은 제재위반의 소지로 해석될 가능성이 크다. 개성공단이나 금강산 관광사업 재개의 경우 특히 제재 위반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미국 소식통은 “문재인 정부가 북한을 상대로 ‘최대한의 관여’를 펼치는 것 아닌가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다”며 한미 간 불신이 잔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미국 외교 거장들로 꼽히는 원로 인사들은 이날 상원 군사회의에서 북한의 비핵화를 목표로 외교정책을 적극 펼쳐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은 “국제적 평화와 안보에서 가장 당면한 도전은 북한에 의한 것이다. 북한의 비핵화가 미국 전략의 궁극적인 목표가 돼야 한다”며 “북한이 핵능력을 유지한다면, 한국과 일본도 핵무기를 원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새로운 사고가 필요한 새로운 세상에 살게 되는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또 “(미국이) 선제공격으로 북한을 다루려는 유혹은 강하다”면서도 “세계의 중요한 지역, 적어도 아시아권에 의한 지지 없이 중국과 러시아 접경에서 하는 미국의 독자 전쟁에는 매우 우려한다”고 말했다. 키신저 전장관은 “북한은 정권 유지를 보장하기 위해 핵무기를 획득한 만큼, 그걸 포기하는 건 자살행위와 마찬가지”라면서 교착상태를 보여온 북핵 6자 회담의 재개나 미ㆍ중 간 별도 채널 가동 등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가장 좋은 경로가 될 것이라고 첨언했다.

조지 슐츠 전 국무장관은 “아시아 전역에 걸쳐 핵무기 확산이 일어나게 되면 중국의 심기가 매우 불편해질 것”이라며 “중국과 건설적 방향으로 이 문제를 협력해 나간다면 얻어내는 게 있을 것”이라며 중국과의 공조를 강조했다.

문재연 기자/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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