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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체조선수 156명 성추행·성폭행…팀닥터 175년형

[헤럴드경제=이슈섹션] 30년 동안 미국 체조선수들의 주치의로 근무하며 최소 156명을 상습적으로 성추행,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주치의에게 최장 175년의 징역형이 선고됐다. 사실상 교도소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만큼, 이날 선고는 사형선고나 다름없다.

24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주 랜싱 법원(판사 로즈마리 아킬리나)은 성폭행 등 7가지 혐의로 기소된 체조대표팀 겸 미시간대학 소속 팀닥터 래리 나사르(54)에 대한 선고 공판에서 징역 40년~175년을 선고했다.

아킬리나 판사는 “당신(나사르)은 살아 있는 동안 감옥에서 걸어 나갈 자격조차 없다”고 선고 배경을 밝혔다.

나사르의 만행을 직접 증언하기 위해 법정을 찾은 피해 선수 100여명은 서로 부둥켜안으며 울음을 터트렸다. 피해자 중에는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시몬 바일스와 앨리 레이즈먼, 가비 더글러스, 맥카일라 마로니 등이 포함돼 있다.

나사르는 이미 아동포르노 소지 혐의로 연방법원에서 60년을 선고 받고 복역 중이다.

30년 동안 미국 체조선수들의 주치의로 근무하며 최소 156명을 상습적으로 성추행,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주치의 래리 나사르에게 최장 175년의 징역형이 선고됐다. [사진=연합뉴스]

외신에 따르면 나사르는 이날 법정 최후 진술에서도 죄를 인정하지 않았다. 성범죄가 아니라 치료 행위의 일부였다고 주장하며 선처를 호소하는 뻔뻔함을 드러냈다. 그는 재판부에 보낸 편지에서 “여자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다”며 피해 여성들이 자신을 유죄로 몰아가기 위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강변했다.

이에 아킬리나 판사는 편지를 읽다 말고 바닥에 내던지며 “이 편지는 당신이 여전히 죄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말에 불과하다”며 “나는 당신에게 내 개조차 보내지 않을 것이다”고 쏘아 붙였다. 아킬리나 판사는 법정에 나온 피해 여성들에게 모두 말할 기회를 줬고, 일일이 경청했다.

이에대해 CNN은 “판사이자 치료사로서 모두에게 위로를 건넸다”고 아킬리나 판사의 선고에 대해 평가했다.

미국 체육계를 발칵 뒤집어 놓은 나사르 성범죄 사건은 올림픽에서 6개의 메달을 딴 미국 체조 스타 앨리 레이즈먼(23)이 지난 해 말 CBS 방송을 통해 폭로하면서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어서 런던 금메달리스트인 매카일라 마로니도 등이 잇따라 폭로전에 합류하면서 힘을 실었다.

미 언론들은 “법의 심판이 내려졌지만, 스캔들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AP)”며 이번 성범죄 사건의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피해 선수들은 이미 나사르와 미시간 대, 미 체조 협회 등을 대상으로 집단 소송도 들어간 상태다. 미 올림픽 위원회는 뒤늦게나마 숱한 제보가 묵살된 이유에 대해서 전면적인 진상조사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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