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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원순 시장 “tbs프리랜서 272명 정규직화…故 이한빛PD 같은 일 없어야”
-24일 기자회견서 故 이한빛 PD 유서 언급
-“프리랜서도 근로법 적용 못받는 비정규직”
-언론노조 “서울시가 시동 걸어준 데 감사”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박원순<사진> 서울시장이 tbs교통방송 내 프리랜서 등 비정규직 인력 272명에 대해 단계적으로 정규직화를 추진한다. 해고 불안과 낮은 보수, 차별적 복지에 시달리는 방송 프리랜서 비정규직 인력들의 노동환경을 개선하겠다는 취지다.

이와 관련, 박 시장은 24일 오전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기 기자회견을 열고 고(故) 이한빛 프로듀서(PD)의 유서를 언급했다.


박 시장은 이날 “‘원하는 결과물을 만들고자 지쳐있는 노동자를 독촉했다. 가장 경멸하던 삶이기에 이어갈 수 없다’는 게 고 이한빛 PD의 유서”라며 “방송 뒤엔 프리랜서라는 이름으로 일하지만, 실제로는 근로기준법에 적용받지 못하는 비정규직 노동자였다”고 이번 정규직화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고 이한빛 PD는 지난 2016년 tvN에 조연출로 근무하다 스스로 생을 마감한 프리랜서다. 이 PD는 그 직전 ‘20대의 삶은 많이 꼬였다. 하루 20시간 넘는 노동에 지쳐있는 노동자를 2~3시간 재운 뒤 다시 불러내 독촉하고 등 떠밀었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겼다. 기자회견이 열린 이날은 이 PD의 서른번째 생일이기도 하다.

박 시장은 “대한민국 최초로 방송국의 비정규직 인력을 정규직화하는 것”이라며 “공정 노동이 공정 방송 근간인 만큼, tbs교통방송의 정규직화가 대한민국 모든 언론사로 확장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김환균 전국언론노동종합위원장은 “서울시가 힘차게 시동을 걸어준 데 감사드린다”며 “고 이한빛 PD가 남긴 뜻을 이어받기 위해 세운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와 함께 비정규직 인력들의 권리 찾기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PD의 친동생인 이한솔 씨는 “형에게 뜻 깊은 선물을 줄 수 있어 기쁘다”며 “최근 공영방송이 정상화되는 등 기존 방송판에 균열이 가고 있다”고 소회를 전했다. 이 씨는 또 “형을 추모하는 길은 방송 카메라 뒤에 있는 사람들도 노동자로 존중받는 사회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며 “최근까지도 과로사와 ‘상품권 갑질’ 등이 밝혀진 상황에서 갈 길이 멀지만, 꼬일만큼 꼬인 방송 노동현장의 정상화를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가 이번 tbs교통방송 내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인력에는 PD와 함께 작가, 기자 등도 모두 포함된다. TBS 교통방송은 지난 1990년 개국한 후 비정규직 노동자들로만 유지돼 왔다.

서울시 관계자는 “TBS 교통방송 비정규직들은 오는 2019년 상반기로 예정된 TBS 교통방송재단법인 설립 이후 본격적으로 정규직화를 추진할 것”이라며 “이전에는 직접고용을 통해 정규직과의 차별을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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