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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레이더스를 가다②] ‘포장박스도 세련되게’…효율+비주얼 둘다 잡았다
-상품이동 파렛트, 매장 진열에도 활용해 일손부담 경감
-패키지 디자인 혁신으로 전시효과 높여, 고객들 만족
-인건비ㆍ인테리어 최소화로 마트 대비 8~15% 싸게 판매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 창고형 매장의 기본 생존 전략은 ‘효율성 극대화’다. 상품 진열 등에 필요한 인력을 최소화해 일반 마트보다 저렴한 가격에 상품을 제공한다. 하지만 효율성 만을 추구하다보면 자칫 구매욕을 자극하는 디스플레이는 놓칠 수 있다. 이마트 트레이더스는 업무 간소화를 추구하면서도 패키지 디자인 개선 등으로 창고형 매장의 약점을 보완했다.

트레이더스 매장에 들어서면 파렛트(Palletㆍ지게차 등으로 물건을 실어나를 때 사용되는 운반대) 위에 묶음상품이 쌓인 채 일렬로 늘어선 모습이 눈에 먼저 들어온다. 트레이더스를 포함한 창고형 할인점들은 업무 효율화를 위해 상품을 박스 포장 그대로 진열하는 RRP(Ready to Retail pakage)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 창고와 마트의 중간쯤이라고 보면 된다.

박홍규 트레이더스 김포점 고객서비스1팀장은 “상품을 박스에서 꺼내 하나씩 진열하는 방식이 아니다보니 효율성이 훨씬 뛰어나다. 직원들이 새벽 5시 출근해 작업을 시작하면 오픈 시간인 오전 10시 전에 풀 진열이 끝난다”고 했다.

이같은 진열 방식은 매장을 판매 공간인 동시에 창고로도 활용하게 해 공간 효율성도 높인다. 지하 2층, 지상 8층 건물인 트레이더스 김포점은 지하 2층부터 지상 2층까지 총 1만4876㎡(4500평)를 매장으로 사용한다. 매장이 창고 역할도 하는 덕분에 총 면적 1만6819평(5만5600㎡)에 달하는 3~8층을 주차공간으로 확보할 수 있다. 

<사진1,2>연두색 파렛트 위에 묶음상품을 쌓아둔 모습. RRP(Ready to Retail pakage) 진열 방식이 업무 간소화는 물론 인테리어 효과도 내고 있다.

트레이더스의 진열 방식은 공간 효율성을 극대화할 뿐 아니라 전시 효과도 높인다.

창고형 매장이라고 하면 어수선한 실내 공간을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포장된 묶음상품이 연두색으로 통일된 파렛트 위에 차곡차곡 쌓아올려진 모습은 오히려 정갈했다. 이같은 진열방식이 트레이더스 품목수를 실제보다 많아보이게 하는 효과도 있다고 매장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마트가 8만여종 내외 상품을 취급하는 반면, 트레이더스 상품은 4000~5000여종에 불과하다. 20배 가까이 품목수 차이가 있었지만 트레이더스를 둘러볼 때는 일반 할인점보다 상품구색이 적은 느낌은 받지 못했다. 

 
<사진3> 개성있는 디자인의 신선식품 포장 박스도 매장 인테리어에 일조하고 있다.

가공식품 뿐 아니라 신선식품도 포장박스 그대로 진열된 모습이었다. 다만 누런 재활용 박스가 아닌 각 상품과 매치되는 색상 디자인으로 시선을 잡았다. 박스 외관엔 내부에 든 야채 그림이 그려져 있어, 각각의 재고 상태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패키지 디자인으로 인테리어 효과를 내는 동시에 업무 효율성도 높인 셈이다.

정육 매장은 기계화로 효율성을 끌어올렸다. 진열대 너머 작업 공간엔 일하는 사람보다 기계가 더 많아보였다. 최소 인력, 최대 효율을 위해 일반 정육점에는 없는 고도화된 장비가 도입됐다. 과거에는 얇게 썰린 고기를 사람이 한장 한장 손으로 받아 정리해 포장했다면, 이곳에선 절단부터 정돈까지 모두 사람 손을 거치지 않고 가능하다.

이처럼 상품 진열 및 손질 인력과 인테리어 요소 등을 최소화해 트레이더스는 일반 할인점보다 평균 8~15% 가량, 다른 회원제 매장보다는 3~5% 가량 제품을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다. 정육 매장에선 소비자가 직접 손질해먹는 대신 가격이 싼 ‘리테일팩’을 구매할 수 있다. 저녁장을 보러나온 40대 여성 고객은 “아이들이 고기를 워낙 좋아해 식비가 만만치 않다”며 “수육이나 김치찜을 해먹을 때는 돼지 앞다리살을 리테일팩으로 사는 편”이라고 했다.

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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