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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제 소양강에 설치된 5500만원짜리 마릴린 먼로…설치 이유도 비용도 황당
[헤럴드경제=이슈섹션] 강원도 인제군 소양강변에 세워진 마릴린먼로 동상을 두고 비난여론이 거세다.

최근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소장은 마릴린 먼로 동상 설치와 관련해 SNS에 비판의 글을 올렸다.

황 소장은 “인제 천변에 마릴린 먼로의 야한 동상이 세워졌다고 후배가 사진을 보냈다”며 “인제 미군기지 위문공연을 기념해 만들었다고 하는데…인제에 온 것이 아니라 단지 미군기지 하나에 온 것 뿐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런 것을 기념이라고 여기 설치자들의 수준이 놀랍다”고 비판했다.

[사진=원주지방국토관리청]
[사진=황평우 페이스북 캡처]

황 소장이 공개한 사진 속 마릴린 먼로의 동상은 영화 ‘7년 만의 외출’ 속 환기구 위에서 바람에 펄럭이는 치마를 붙잡고 있는 모습을 형상화했다.

원주지방국토관리청은 2016년부터 61억원을 들여 준공한 ‘소양강 인제지구 하천환경정비사업’의 하나다. 길이 4.12㎞의 강 주변에 산책길과 광장, 생활체육시설 등을 만드는 사업이다. 동상 제작에만 5500여만원이 들었다.

원주지방국토관리청이 소양강변에 마릴린 먼로 동상을 설치한 근거로 내세우는 것은 1954년 먼로가 인제 미군부대를 찾아 한 차례 방문해 위문공연을 했다는 이유 때문이다. 이 사실을 적극 홍보해 지역관광에 보탬이 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황 소장은 “박정희 동상 논란과 같이 기념물이라는 것은 집단의 기억이다”며 “당시 먼로는 인제에 온 것으로 볼 수도 없다. 미군기지에 미군을 만나러 온 것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는 “인제의 문화·역사·자연과도 어울리지 않는다”며 “기념물로서 기억해야 할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 당시 먼로는 나흘 동안 인제뿐 아니라 대구, 동두천, 서울 등을 돌며 10여 차례 위문공연을 했다. 하지만 먼로 방문을 기념해 동상을 세운 곳은 한 곳도 없다.

이 같은 소식을 들은 누리꾼들은 “소양강 처녀가 먼로였다니”, “소녀상 하나라도 더 세워라”, “이런 것을 설치하려면 전문가 의견을 수렴하지 않습니까? 일방적으로 공무원이 결정했다면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예상치 못한 논란이 일자 원주지방국토관리청 관계자는 “마릴린 먼로의 인제 방문을 스토리텔링하는 차원에서 동상을 제작했다”며 “인제군의 요청도 있었고, 지역 관광콘텐츠 발굴에도 기여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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