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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탐색] 생리대 유해성 없다지만 여성들은 불안…“여러 성분 한꺼번에 노출되면요?”
-여성환경연대 “현실성 있게 조사해달라”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국내 판매되는 생리대의 휘발성유기화합물(VOCs)이 인체에 무해한 수준이라는 결론을 내놨다. 하지만 개별물질 각각에 대한 평가를 ‘여러 물질이 동시에 들어있는 생리대 자체’에 대한 평가로 해석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생리대 안전성에 대한 불신을 경험하며 ‘생리대 포비아’까지 겪었던 소비자들도 안심하고 조사 결과를 믿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식약처는 28일 시중에 유통 중인 생리대·팬티라이너에 존재하는 클로로벤젠, 아세톤 등 VOCs 74종에 대한 위해평가에서 해당 성분 검출량이 인체에 유해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 수준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식약처에 따르면 브로모벤젠 등 24종은 모든 제품에서 검출되지 않았다. 검출된 50종도 인체에 유해한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여성환경연대는 개별물질에 대한 평가를 생리대가 안전하다고 확인된 것처럼 해석해선 안 된다는 입장이다 .

여성환경연대는 28일 “식약처 조사는 여성이 유해성분에 각각 노출된다고 가정해 각 성분별 위해도를 계산하는 방법으로 진행됐다”며 “유해물질 각각이 아닌 여러 종류에 동시에 노출되는 현실이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여성환경연대는 향후 유해물질에 중복으로 노출되는 상황을 고려한 독성시나리오를 작성해 위해평가를 재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해성분이 피부에 얼마나 흡수되는지 조사한 위해평가 역시 여성 생식기와 질 조직 등 특수한 노출 경로를 고려해 보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여성의 생식기와 질 조직은 보통 피부보다 흡수율이 높다고 알려져 있어서다.

이러한 지적에 여성들은 ‘안전하다’는 식약처 발표를 액면 그대로 믿어도 되는 것인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직장인 김모(27ㆍ여) 씨는 “성분을 각각 조사했을 땐 문제가 없다지만 여러 개가 동시에 있을 땐 어떻게 되는지 알 수 없는 것 아니냐. 유해성 논란이 된 생리대를 쓰면서 월경 주기가 불규칙해졌고 월경혈도 줄어들었다고 느낀터라 의구심은 남아있다. 건강 문제인만큼 조심해서 나쁠 것 없단 생각이다”며 “생리대를 다시 쓸 엄두가 나지 않아 생리컵을 최근 구입했지만 아직 제대로 적응하지 못했다. 아무 걱정 없이 아무 생리대나 구입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생리대 안전성에 대한 엄격한 평가 기준이 마련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한편 식약처는 생리대 함유 가능성이 있는 프탈레이트와 다이옥신 등에 대해서도 내년에 추가 조사할 계획이다.

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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