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중일기는 국보 76호이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이다. 충무공을 기리는 충남 아산 현충사를 방문한 관광객들이 반드시 보고 싶어하는 역사 유물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순신 장군 종가는 현충사에 걸려 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친필 현판을 철거하고 원래 있던 조선 숙종 임금의 사액 현판으로 원상복구해달라고 문화재청에 요청한 바 있다. 그러나 문화재청 차원에서 아무 움직임이 없자 난중일기 전시 중단이라는 강수를 들고 나온 것.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 2016년 3월18일 충남 아산 현충사를 참배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
박정희 전 대통령의 현충사 친필 현판 [사진제공=연합뉴스] |
이에 따라 난중일기 원본은 당분간 수장고에 들어간다.
이순신 종가 측은 “현충사 현판 교체를 비롯해 여러가지 적폐청산에 대해 2017년 12월 31일까지 개선방안을 제시해 줄 것을 문화재청에 간곡히 요청했지만 아직까지 답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순신 종가는 이와 관련해 “난중일기를 비롯한 충무공 유물 일체는 내년 1월 1일부터 현충사에 전시될 수 없음을 엄중히 통지한다”며 전시불허서류를 문화재청에 28일 제출했다.
앞서 지난 9월 이순신 종가와 시민단체 문화재제자리찾기는 현충사 본전에 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친필현판을 내리고 조선 숙종임금의 사액현판으로 원상복구해달라고 요구한 바 있다.
현충원은 경찰, 군인 등이 임관 전 참배하러 오는 곳으로 후세들에 상당한 정신적 영향을 주는 의미 깊은 곳이다.
현충사 본전의 현판은 원래 숙종 임금의 사액 현판이었지만, 1966년 박정희 전 대통령이 현충사 성역화 작업을 진행하면서 박 전 대통령 친필 현판으로 교체됐다.
15대 종부 최순선 씨는 “3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숙종 현판을 복구해 현충사가 올바른 역사의 의미를 생각해야할 때”라며 “여러차례 문제제기했으나 상응하는 어떠한 답변조차 못 받았다”고 밝혔다.
이순신 종가가 원본 전시 중단 방침을 밝히자 문화재청은 복사본으로 현충사 내 전시를 이어가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현충사 경내에 박정희 전 대통령이 1970년 식수한 금송(일본명: 고야마키)은 일본신화에 등장하는 등 일본의 ‘국민 나무‘로 여겨지고 있어 이순신 종가는 금송을 이전해달라는 진정도 낸 바 있다. 문화재청은 이런 요구를 받아들여 지난 10월 현충사 내 금송을 모두 뽑아 이전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문화재청은 아직까지 박정희 전 대통령 친필 현판에 대해서는 이렇다할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onlinenew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