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비상탈출구 정상가동 1곳뿐…국내최장 50km 율현터널, 대형참사땐 생지옥
[헤럴드경제=이슈섹션] 지난 22일 개통된 서울~강릉발 첫 고속철도 경강선 구간 중 국내최장 산악터널로 알려진 율현터널의 안전 불감증에 대해 문제가 제기됐다.

28일 방송된 JTBC ‘뉴스룸’에서는 1년전 개통한 SRT 수서 고속철의 위험불감증 현장을 전했다. 

수서 고속철은 역사를 출발하면 바로 지하 율현터널로 진입한다. 이 율현터널 구간은 50km가 넘어 중간에 대피로나 비상탈출구를 확보하는 게 승객 안전을 위한 필수 대피시설이다. 하지만 대피 수단인 수직 탈출구 엘리베이터 17개 가운데 14개가 고장나 있었고 심지어 일부 탈출문은 찌그러져 열리지 조차 않았다.

이 지상과의 거리가 75m에 이르는 이 수직탈출구는 탈선이나 화재와 같은 열차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상으로 탈출하는데 이용된다. 정상 가동시 지상으로 나가는 데는 1분 밖에 안걸린다. 이 때문에 대형사고시 골든타임을 중시하는 소방대원들은 이 엘리베이터로 사고현장에 접근한다. 

jtbc ‘뉴스품’화면 캡처.


하지만 이날 JTBC 뉴스룸의 영상에 잡힌 화면에는 엘리베이터를 보호하는 출입문이 아예 분리돼 있거나 탈출구 곳곳에 심한 균열이 포착되기도 했다.

하나뿐인 대형 소화기는 매달 점검해야 하지만 지난 7월 이후 점검이 중단된 상태였다.

전체 17개 탈출구 가운데 14곳의 엘리베이터가 고장으로 멈춰섰으며 화재시 연기확산을 막아주는 방화문도 고장난 곳이 12곳 뿐이었다. 엘리베이터와 방화문 모두 정상인 곳은 단 1곳 뿐이었다고 뉴스룸은 보도했다.

SR측은 “국가기반시설이라 관리 주체가 다르다”며 상황을 모르고 있으며, 그나마 관리를 맡은 코레일 측은 “인수인계가 아직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철도시설공단의 책임”이라며 관리책임을 서로 미루고 있는 상황이다.

공단측은 “관리책임은 코레일에 있다”면서도 “내년 3월까지 모든 수리를 끝내겠다”고 해명했다.

국내최장 길이 율현터널의 탈출구 배치 간격은 약 3km이다. 런던과 파리를 잇는 유로터널은 375m마다 대피공간을 확보하고 있다. 

공기단축과 공사비 절약을 위해 그나마 있는 건축 규정을 무시한 행정으로 인해 대형참사는 오늘도 우리 주변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onlinenews@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