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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엔 총회, 예루살렘 결의안 압도적 찬성 채택…트럼프 행정부 타격 전망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유엔총회에서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한 미국 정부의 결정에 반대하는 결의안이 압도적 찬성으로 통과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예루살렘 선언’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 여론이 공식적으로 확인되면서 미국의 정치적 위상도 함께 떨어졌다.

유엔총회는 21일(현지시각) 뉴욕 유엔본부에서 특별 본회의를 열어 이른바 ‘예루살렘 결의안’을 채택했다. 한국을 비롯해 일본, 중국, 유럽 각국 등 128개국이 찬성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을 비롯한 9개국만 반대했고, 35개국은 기권했다. 

니키 헤일리 미 유엔대사가 21일(현지시간) 유엔총회서 자신의 앞을 지나고 있는 리야드 만수르 유엔 주재 팔레스타인 대사를 날카롭게 쳐다보고 있다. 이날 유엔총회는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한 미 정부의 결정에 반대하는 결의안을 압도적인 찬성으로 통과시켰다. [뉴욕=EPA연합뉴스]

이에 앞서 비슷한 내용의 결의안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는 미국의 거부권 행사로 부결된 바 있다. 유엔총회 결의안은 안보리 결의안과 달리 5개 상임이사국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없으며 회원국의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된다.

결의안은 예루살렘의 지위를 바꾸는 어떤 결정도 법적 효력이 없으며, 따라서 폐지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와 함께 미국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지만 사실상 트럼프 행정부를 겨냥해 “예루살렘의 지위에 관한 최근 결정에 깊은 유감”을 표명했다. 이번 회의는 아랍권 국가들과 이슬람협력기구(OIC)를 대표한 터키와 예멘의 요청으로 개최됐다.

이번 유엔총회 결의안은 법적 구속력이 없지만, 상징성은 적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의 ‘예루살렘 선언’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 여론을 공식적으로 확인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행정부에도 상당한 타격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표결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과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유엔 회원국들을 노골적으로 압박했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각료회의에서 “우리나라에서 돈을 가져가는 나라들이 유엔 안보리에서 우리에 맞서 표를 행사하고, 유엔총회에서도 그럴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며 “우리를 반대하는 표를 던질 테면 던져라. 그러면 우리는 그만큼 돈을 아끼게 될 것이다. 신경 안 쓴다”고 말했다.

헤일리 대사도 트위터에서 “미국은 (찬성하는 회원국의) 명단을 만들 것”이라며“우리가 대사관을 어디에 둘지 결정했을 때 그동안 우리가 도와준 국가들이 우리를 겨냥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경고했다. 헤일리 대사는 이날 유엔총회장 연단에서도 “미국은 이날을 기억할 것”이라고 수차례 말했다.

반대표와 기권표가 40여 개국에 달했지만, 통상적인 유엔총회 표결에서도 20~30개국의 반대·기권이 나오는 것을 감안하면 미국의 ‘엄포’가 효력을 발휘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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