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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전현직 고위인사, 잇단 대북 유화 제스처
-맥매스터 “北과 충돌 피할 최고이자 마지막 기회”
-게이츠 前국방 “핵ㆍ미사일 동결이 협상 시작점”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 핵ㆍ미사일 프로그램이 날로 고도화되고 있지만 해법이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 교착상태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 내에서 미묘한 움직임이 감지된다.

미 전현직 고위인사들은 12일(현지시간)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이 북한과의 대화를 강조하면서 이전에 비해 대폭 낮아진 조건을 제시했다.

렉스 틸러슨 국무부장관은 이날 워싱턴DC에서 열린 한 세미나에 참석해 “우리는 전제조건 없이 기꺼이 북한과 첫 만남을 하겠다”며 무조건적인 대화에 나설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이전까지 북한의 비핵화 의지가 분명해야한다고 내걸었던 조건을 거둬들인 것이다.


미 안보사령탑 역할을 맡고 있는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도 이날 “바로 지금이 북한과 무력충돌을 피할 마지막이자 최고의 기회”라고 밝혔다.

맥매스터 보좌관의 발언은 군사옵션 실행에 앞서 대북압박과 제재 강화를 통한 해결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나왔지만 북미대화를 염두에 둔 것으로도 해석 가능하다.

맥매스터 보좌관은 특히 “미 행정부의 정책은 김정은 축출이 아니라 한반도 비핵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김정은 정권의 ‘레짐체인지’가 목표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로버트 게이츠 전 국방장관 역시 같은 날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방문중 가진 언론인터뷰에서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겠다는 성명이나 확언이 협상의 전제조건이라면 우리는 갈 데가 없다”면서 “핵과 미사일 실험을 동결하는 데 북한이 동의하도록 하는 것이 북한과 협상을 시작하는 길”이라고 밝혔다.

게이츠 전 장관은 또 “바로 비핵화로 뛰어올라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의 핵ㆍ미사일 도발 중단 및 동결을 조건으로 협상의 문을 연 뒤, 후속 협상을 통해 비핵화를 모색하자는 북핵 2단계 접근법인 셈이다.

미 전현직 고위인사들의 이 같은 발언은 북한의 핵ㆍ미사일 기술이 무시할 수 없는 수준까지 올라선 상황에서 최후의 수단인 군사옵션을 쓰기 앞서 마지막으로 대화로 문제를 풀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미국의 입장이 완전히 돌아섰다고 보긴 힘들다.

우선 미국은 오는 18일(현지시간) ‘힘을 통한 평화 유지‘를 골자로 하는 새로운 국가안보전략(NSS)을 발표할 예정인데 핵보유국과 국가 핵무력 완성을 주장하는 북한과의 협상은 이와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

맥매스터 보좌관은 새 국가안보전략에 대해 언급하는 과정에서 북한을 이란과 함께 ‘불량정권’(rogue regimes)으로 규정했다.

미국의 국가안보전략은 백악관이 1980년대 후반부터 정기적으로 수립해 공표해왔으며 세계질서를 좌우하는 슈퍼파워 미국의 대외전략 지침으로 기능하고 있다.

외교소식통은 “북핵문제 교착상태가 장기화되다보니 미국 내부에서도 핵폐기를 전제로 한 대화 개시보다 좀 더 낮은 조건에서 대화를 시작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그렇지만 트럼프 행정부 내에선 아직 할 수 있는 선택지가 많고, 내년 초까지 할 수 있는 것은 다 해보자는 기류가 강하다. 한동안 최대한의 압박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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