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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고없는 北미사일, 하늘길 바꿨다
北 국제기구에 사전통보 안해
아메리카항공도 우회 비행중
ICAO는 ‘비행 금지구역’ 검토


유럽과 싱가포르에 이어 미국 항공사도 한반도 상공을 우회하기 시작했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최근 북한 특정 영공을 비행금지구역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한편, 미국 아메리카 항공(American Airlines)은 이미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비해 일부 노선 항로를 변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미사일 발사 전 ICAO 등에 사전 통보해야 하는 규정을 지키지 않아 생긴 불안감이 현실로 점증되고 있는 것이다.

미국 3대 항공사 중 하나인 아메리카 항공이 북한의 미사일 시험 발사에 대비해 이미 지난 5월 항로를 변경했다고 미국의소리(VOA)가 8일 보도했다. 로스 파인스타인 아메리카 항공 대변인은 미국에서 일본 도쿄의 나리타ㆍ하네다 공항을 오가는 노선과 한국과 홍콩을 오가는 노선의 항로를 변경했다고 밝혔다.

파인스타인 대변인은 북한 미사일이 지나가는 특정 영공을 피하기 위해 이런 조치를 취했다며 현재도 바뀐 항로를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올해에만 탄도미사일을 15번 발사했는데, 아메리카 항공이 조치를 취한 특히 5월 한 달 동안엔 3차례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고 신형 지대공 요격 유도 미사일 KN-06을 시험 발사했었다.


예고 없이 도발을 일삼는 북한을 우려하는 세계 항공사와 국제기구의 목소리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유엔 전문 기구인 ICAO는 북한 특정 영공을 비행 금지구역으로 지정하는 특단의 조치까지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렉상드르 드 쥐니악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회장은 지난 7일(현지시간)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우리는 ICAO와 함께 이 구역의 비행 안전을 어떻게 도모할지 고민하고 있다”며 “ICAO가 (북한 영공을) 비행 금지구역으로 선포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앞서 독일 루프트한자는 북한 인근을 오가는 항공편의 항로를 변경했으며, 프랑스의 에어프랑스도 자체 비행 금지구역을 확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싱가포르항공도 지난 7월부터 싱가포르발 인천 경우 미국 로스앤젤레스 노선의 항로를 바꿨다.

마크 모리모코 일본 항공(Japan Airlines)의 마크 모리모토 대변인은 VOA 측에 “민간항공위원회(CAB) 등 관련 당국과 협력해 항로를 선택하고 있다”며 “필요에 따라 항로를 변경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콩 항공사 캐세이퍼시픽은 지난달 29일 새벽 북한이 발사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이 대기권으로 재진입하는 장면을 자사 여객기 승무원이 목격했다고 성명을 통해 밝힌 바 있다.

북한은 지난 1997년 ICAO에 가입했기 때문에 발사체를 발사하기 전 민간 항공기와 선박의 안전을 위해 관련 정보를 사전 제공해야 한다. 그러나 북한은 지난해 2월 인공위성이라고 주장하는 ‘광명성-4’호 발사를 마지막으로 ICAO와 국제해사기구(IMO)에 사전 통보하지 않고 있다. 특히 올해 들어 수차례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는 북한에 대해 ICAO는 지난 8월 북한에 서한을 보내 우려를 전달하기도 했다.

유은수 기자/ye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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