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 일본 도시바(東芝)가 반도체 부문 매각 문제를 두고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는 미국 웨스턴디지털(WD)과 화해하기로 잠정 합의했다고 4일 아사히신문이 보도했다.

아사히는 복수의 협상 관계자를 인용해 WD가 도시바를 상대로 국제중재재판소(ICA)에 제기한 매각 정지 가처분 신청과 도시바가 제기한 방해 금지 소송 모두 취하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양사가 각각 조만간 이사회에 이 문제를 상정해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게티이미지]

아울러 양사는 도시바 메모리의 미에(三重)현 옷카이치 공장에서의 사업 협력을 이어갈 뜻도 확인했다.

도시바는 미국 원전사업의 실패 등으로 채무가 자산총액을 넘어서는 채무초과(자본잠식) 상태가 됐다. 이를 내년 3월까지 해소하지 못하면 상장폐지가 되기 때문에 반도체 부문 매각을 추진해왔다. 지난 9월 미국 베인캐피털과 한국의 SK하이닉스 등이 참여한 한미일 연합과 매각계약을 체결하자 WD는 “협력 계약 위반”이라며 반발했다.

그러던 중 도시바는 지난달 제3자할당 증자로 6000억엔 자본을 확충하면서 매각 여부와 관계없이 상장 폐지를 피할 수 있게 됐다. WD와의 교섭에서도 우위를 점하게 된 것이 양사 화해를 이끌어내는 데 결정적 동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현재 도시바 반도체 부문 매각과 관련해 각국에서 반독점 심사가 진행 중이다. 심사를 통과하면 도시바는 1조엔(약 9조7000억 원) 이상 매각이익을 얻어 자기자본을 2015년 부정회계 적발 전 수준으로 회복할 전망이다.

ha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