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광물자원에서 미래 찾는다 ② 호주] 나무가 석탄으로…든든한 기술력까지 갖춘 광물대국 호주
멜버른 호주연방과학원 연구소
목탄 가열 석탄에너지로 활용

광물 찌꺼기 물 없이 여과
친환경 재활용 신기술 연구도


[멜버른(호주)=박세정 기자] “나무가 석탄 에너지로 바뀌는거죠. 목탄이 석탄 사용량의 약 50%를 대체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지난달 26일 방문한 호주 멜버른 호주연방과학원(CSIRO) 연구소. 큰 공장을 방불케하는 연구소에 들어서자, CSIRO에서 집중적으로 테스트 중인 거대한 작업 기기들이 시선을 압도했다.

긴 파이프가 복잡하게 얽히고 설킨 대형 설치물은 나무를 석탄에너지로 바꾸는 작업이 가능한 기기다. 목탄이 석탄으로 바뀐다는 것이 선뜻 믿기지 않아 몇 번이고 “다시 한 번 말씀해주시겠어요?”를 되물었지만 아드리엔 기라우드 CSIRO 광물자원 팀장의 답변은 단호했다. “네 맞아요. 나무가 석탄으로 바뀌는거죠.”


마치 콩이 팥이 된다는 뜬구름처럼 들릴 수 있지만, 실제 CSIRO는 목탄을 가열해 뜨거운 가스로 변환, 일정한 온도에 도달한 목탄을 석탄에너지로 활용하는 기술을 상용화 목전에 뒀다.

기라우드 팀장은 “이미 브라질에서는 사용되고 있는 기술로, 석탄의 50%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적은 비용으로 큰 효율을 얻을 수 있어 시장을 넓히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구소의 또 다른 한 켠에는 쓰고 남은 광물 자원을 물 없이 여과해 시멘트 등으로 다시 활용할 수 있는 대형 기기도 자리잡고 있었다. 물 없이도 1분에 100㎏ 광물을 여과할 수 있는 기술이다. 이 기술은 중국 공업기업과 협력해 연구하고 있다. 기라우드 팀장은 “기존에 1톤의 광물 자원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1.5톤의 물이 필요해 환경오염 등의 문제가 심각했다”며 “CSIRO는 친환경 기술도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는데 물 없이 남은 찌거기를 활용해 재사용하는 이 기술이 대표적”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호주의 광물 자원 기술력은 적극적인 연구개발 투자가 그 원동력이다. CSIRO의 경우, 현재 호주 전역에 5000명 가량의 연구개발 인력들이 광물 기술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정부차원에서 연구센터까지 설립, 광물 기술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호주가 광물산업 기술의 선진 국가로 손꼽힐 수 있었던 것은 기본적으로 풍부한 광물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덕이다.

국토 면적이 한반도의 35배에 이르는 호주는 세계적인 지하자원 매장국으로 석탄과 철광석 외에도 보크사이트, 동, 주석 등 대부분의 주요 지하자원이 풍부하게 매장돼 있다. 최근에는 신재생에너지로 꼽히는 ‘리튬’도 주목받으면서 호주의 리튬 공급량이 전세계의 40%에 달한다.

광물자원 수출액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2위 규모다. 지난해 수출액이 광물성연료 49억2000만달러, 광물 48만5000만달러에 이른다.

호주는 풍부한 광물자원에 적극적인 기술 육성까지 더해지면서 광물산업이 외국 투자를 유치하는 일등공신으로도 자리매김하고 있다. 광산업의 투자유치금이 총 투자 유치의 39%를 차지한다. 2014년 6883억 호주달러였던 광물분야 외국투자규모가 2015년 7354억 호주달러, 2016년 7960억 호주달러로 매년 늘고 있다.

호주의 선진 기술 역량을 흡수하기 위해 한국도 호주와 지속적인 기술 공유를 이어가고 있는 상태다.

조나단 로 CSIRO 광물자원국장은 “호주는 한국지질연구원과도 10년째 협력관계”라며 “두 나라가 갖고 있는 기술을 공유하는데 주력하고 있으며, 두 나라의 광산 채굴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점을 해결하는데 협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sjpark@heraldcorp.com

[취재지원=한국언론진흥재단]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