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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끝내 화해하지 못한 이재명·이재선 형제
친형 재선씨 폐암 투병중 숨져
李시장, 유족반대로 조문 못해
이권개입설·청탁설 불화로 멀어져
전화 욕설 등 녹취록공개 파문도

이재명 경기 성남시장(53·사진)의 친형이자 이른바 ‘형수 욕설 녹취’ 사건으로 불화가 심했던 이재선 씨(57)가 2일 폐암으로 숨졌다. 유족 측은 이 시장의 조문을 거부했다. 형제는 죽어서도 화해하기 어렵게 됐다.

이 시장은 이날 고인의 부음을 듣고 낮 12시 40분경 경기 수원시 아주대병원 빈소를 찾았으나 형수와 조카들의 반대로 발걸음을 돌렸다. 이 시장 형수는 “무슨 염치로 조문하러 왔느냐”고 했다고 한다. 앞서 이 시장은 고인이 폐암으로 투병 중인 사실을 뒤늦게 알고 지난달 29일 둘째 형 부부와 함께 병실을 찾았으나 이때도 형수가 반대해 만나지 못했다.

어릴 때 두 사람은 어려운 가정환경에서 서로 의지하며 우애가 있었다고 한다. 이 시장은 정비공으로 일하던 형 재선씨에게 학업을 권유해 재선씨는 건국대 경영학과에 진학, 1986년 공인회계사가 됐다. 검정고시를 거친 이 시장은 같은 해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두 형제의 사이가 틀어진 건 이재명 변호사가 성남시장에 당선되면서부터다. 이 시장 당선 후 재선씨가 동생인 이재명 시장을 등에 업고 이권 사업에 개입한다는 설이 나돌면서다.

이재명 시장은 스스로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형 재선씨의 부적절한 이권개입 행위 등에 대해 공개하기도 했다. 재선씨의 노인요양시설 건립 관련 이권개입설, 성남지역 대학교수 청탁설, 시장인 동생을 내세운 공무원에 대한 부당 지시 등의 구설이 이어졌다. 재선씨는 이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며 반박했다.

갈등은 2012년 노모 폭행사건에서 정점으로 치달았다. 이재명 시장은 형인 재선씨가 자신과 연락이 닿지 않자 노모 집에 찾아가 대신 전화해달라고 요구했고 노모가 이를 거절하자 패륜적 폭언과 폭행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재선씨는 “노모 집에 다른 막내 남동생과 언쟁이 붙었고, 1~2분간 몸싸움이 일어난 게 전부다. 노모는 자리를 피해 있었다”고 반박했다. 당시 이 시장은 형수에게 전화해 따지는 과정에서 심한 욕설을 했고, 이후 당시 녹취록이 공개돼 파문이 일기도 했다.

결국 동생과 반목한 재선씨는 이재명씨가 대선주자로 부상하던 지난해 11월 박사모 성남지부장에 영입돼 동생의 길을 막아섰다. 성남시 관계자는 “이 시장은 고인의 갑작스러운 죽음과 조문조차 하지 못한 데 대해 대단히 애석해하고 황망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수한 기자/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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