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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핼러윈, 연례행사됐지만…“무질서ㆍ과소비 파티?” 부정적 시선도
[헤럴드경제=장보인 인턴기자] ‘핼러윈 데이(10월 31일)’를 앞둔 지난 27일 핼러윈 축제가 열린 이태원 거리는 각양각색의 분장을 한 사람들로 북적여 발디딜 틈이 없었다.

몇 해 전부터 핼러윈 축제가 우리나라에서도 인기를 끌면서 젊은층 사이에서 연례행사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이 기간 각종 사건 사고가 증가하고 핼러윈이 불필요한 소비를 조장한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부정적인 시선도 증가하고 있다.

핼러윈(Halloween)은 아일랜드 켈트족이 죽음의 신에게 지내던 제사에서 유래됐다. 악령이 해를 끼치지 못하게 자신도 악령으로 변장하는 풍습이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오늘날의 핼러윈 축제로 발전한 것이다.

[사진=게티이미지]

27일 오후 6시부터 29일 오전 9시까지 이태원파출소에는 279건의 사건이 접수됐다. 지난 주 같은 기간보다 1.5배 많은 수치다. 한 경찰 관계자는 “112신고 없이 파출소를 직접 찾는 인원까지 고려하면 실제 접수 건수가 평소의 2배 이상일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이태원 일대에서는 성추행 시비와 폭행 사건 등이 끊이지 않았다. 한바탕 소동이 지나간 새벽, 길거리에는 쓰레기가 즐비했다.

분장을 한 사람이 다른 시민들을 놀라게 하는 사건들이 벌어지기도 했다. 29일 경기도 고양시 대화역에서 지하철에 탑승한 A 씨는 병원복 차림에 피투성이가 된 사람이 앉아있는 것을 발견했다. 깜짝 놀라 역무실에 신고했지만 알고보니 해당 승객은 핼러윈 분장을 한 것이었다.

기업, 술집, 클럽 등은 할로윈을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나섰다. 대형마트나 백화점, 온라인 쇼핑몰 등도 변장 도구와 파티 용품 판매에 열을 올리면서 핼러윈이 불필요한 소비를 부추긴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부 네티즌은 “외국 명절인데 왜 이렇게까지 챙기는지 모르겠다. 우리나라 명절에는 그만큼 신경을 쓰고 비용을 들이나?”라는 반응을 보였다. 최근에는 어린이집, 유치원, 학원 등에서도 핼러윈 파티를 열면서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의 부담이 가중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인공지능(AI)기반 빅데이터 분석업체 다음소프트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핼러윈에 대한 부정적 언급이 증가하고 있다. 핼러윈 연관 긍정어(재미나다, 좋다, 즐기다 등)와 부정어(가짜, 공포, 화나다 등)의 비율은 2015년 각각 81%,19%에서 2016년 76%,24%로, 올해는 긍정어 68%, 부정어 32%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국내의 핼러윈 축제는 단순한 유흥과 소비에 치중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한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연구소장은 30일 SBS CNBC ‘경제와이드 모닝벨’에서 “우리나라의 핼러윈 축제는 문화적 포용이라는 측면에서 장점으로 볼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상업주의와 결탁이 되어 있다”며 이러한 분위기가 바뀔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qhdls51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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