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사부와 고수, 제자까지”…78개 종목 주가 조작한 일당 덜미
-‘정치 테마주’ 등 노려 ’상한가 굳히기‘
-1:1 도제식으로 범행수법 공유하기도
-“실력은 계좌가 말해준다” 교재도 제작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이른바 ‘상한가 굳히기’ 방식을 이용해 78개 종목의 주식을 조종해온 조직이 결국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서로 ‘사부’ ‘고수’ ‘제자’ 등으로 부르며 책을 만들고 범죄수법을 공유하는 등 범행을 조직화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사건을 수사한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단장 문성인)은 78개 종목의 주가를 조작해 78억여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로 ‘스승’ 권모 씨 등 주범 8명을 구속기소하고 10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19일 밝혔다. 필리핀으로 도주한 공범 1명에 대해서는 기소중지를 결정했다.

검찰이 현장에서 확보한 일당의 메신저 대화 장면 [사진=서울남부지검 제공]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스승으로 불리는 권 씨를 중심으로 제자를 양성하고 사제지간을 맺는 등의 방식으로 공범을 모집해 전문 주가 조작에 나섰다. 이들은 상한가에 근접한 종목을 선정한 다음 고가매수 주문과 물량소진 매수 주문을 반복하며 상한가를 형성하고 다음날 매도하는 방식으로 돈을 가로챘다.

그러나 같은 방식이 반복되면서 금융 당국은 이들의 시세조종 혐의에 대한 수사를 의뢰했다. 이상매매 심리를 통해 확인한 이들의 범행 대상 종목만 78개에 달하고 벌어들인 부당이득만 78억여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 조사 결과, 이들은 고수와 제자가 한 조가 돼 활동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당구장 등에서 제자를 모집한 고수가 제자들에게 종목을 선정해 주면 제자가 해당 종목에 주가조작 기법을 사용하는 방식으로, 스승으로 불리는 권 씨는 아예 그동안 해왔던 범죄수법과 어록을 모아 교재를 만들기까지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이 주로 노린 종목은 ‘정치인 테마주’ 또는 ‘최근 상장된 최대주주 지분율이 높은 주식’으로 대부분 개인투자자의 관심을 많이 받던 종목이었다.

조직은 공범 중 일부가 시세조종 과정에서 손해를 보면 다른 공범이 손해를 메워주는 방식으로 신뢰를 얻고 조직 탈퇴를 막는 치밀한 모습까지 보였다. 검찰은 이들이 범죄를 통해 벌어들인 78억여원에 대해 추가 수사를 통해 모두 환수할 방침이다.

osyoo@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