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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녕 마왕, 그 생각 잊지 않을게”…故신해철 3주기 추모전
통의동 진화랑 ‘생각생각’전
건축가ㆍ회화작가 등 22명 예술가 참여
신해철의 사상과 철학 바탕 작업

[헤럴드경제=이한빛 기자] 청와대 가는 길목, 통의동 골목에 신해철이 나타났다. 그것도 ‘코 파는 신해철’이다. 검은 선글라스를 쓴 신해철은 코를 후비며 유쾌하게 웃고 있다. 벽화를 주로 작업하는 구나현 작가의 작품이다.

고(故) 신해철의 3주기를 맞아 서울 통의동 진화랑에서 전시가 열린다. ‘생각생각-신해철의 생각에 생각을 더하는 전시’라는 주제로 이뤄지는 이 전시는 수 많은 팬을 거느린 한 가수에 대한 추모라기보단 신해철의 사상과 철학에 동의하는 예술가들의 전시에 가깝다. 

구나현, 내부벽화작업, 2017 [사진제공=진화랑]

건축가, 사진작가, 회화작가, 벽화작가, 조형작가, 설치작가, 플랜트 디자이너, 시각디자이너, 쥬얼리ㆍ타투 디자이너 등 22명의 예술가가 참여하면서 전시 외연이 넓어졌다. 신해철 팬이 아니더라도 전시를 관람하는데 무리가 없다. 진화랑 관계자는 “철학ㆍ음악ㆍ발언과 같은 무형의 유산을 조각ㆍ그림ㆍ사진과 같은 유형으로 만들어 소통을 시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음악가의 생각을 시각 예술화 하는 최초의 기록이라는 의미가 있다”고 했다.

물론,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이 신해철의 팬인 것도 사실이다. 신해철의 가사에 발췌한 수많은 단어와 문장을 재조합해 관객이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인터렉티브 영상작업을 선보인 양수인 작가는 “앨범이 나올때 마다 테이프를 늘어날 때까지 듣고 또 들은” 오랜 팬이다. 그는“3년전 급작스런 부고를 접하고 상가에 가고 싶었지만 나이 마흔의 남성 팬이라 고민만 하다 결국 가지 못했는데, 이번 전시를 통해 추모할 수 있게 됐다”며 “항상 신해철의 생각을 음악으로만 느끼는데, 이번에는 시각이나 다른 차원에서 공유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오영욱, 굿바이 얄리, 시나리오북과 인물관계도 드로잉, 가변설치, 2017 [사진제공=진화랑]
양수인, 생각생각생각, 234×148cm_컴퓨터, 프로젝터, 자체제작소프트웨어, 2017 [사진제공=진화랑]
노은아, 식물로 그린 마왕, 선인장, 다육, 식물LED, 가변설치, 2017 [사진제공=진화랑]
도파민최, 그대에게, 53x72.7cm, Mixed media, 2017 [사진제공=진화랑]

전시는 총 4개 관에서 이뤄진다. 신해철의 노래, 유품, 상징, 삶에 대한 생각 등을 다각도로 재해석한 작품들이 나왔다. 오영욱은 신해철을 소재로한 창작 뮤지컬 ‘굿바이 얄리’시나리오를 출판했고, 노은아 작가는 식물들로 ‘마왕의 정원’이라는 가상의 세계를 설정했다. 전시장 밖에 ‘코 파는 신해철’을 그린 구나현 작가는 전시장 내부에도 그 시리즈를 이어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1030명이 참여한 카카오스토리 펀딩액 7000만원으로 마련됐다. 11월 30일까지.

/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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