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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선웅+김주원+오지호…이 조합, 막을 올리다
시대의 이야기꾼, 고선웅 연출
발레리나 김주원·배우 오지호 첫 연극
얽히고설킨 사랑이야기 ‘라빠르트망’
18일~11월 5일 LG아트센터 무대에


이시대 최고의 이야기꾼’ 고선웅(49) 연출이 이번엔 ‘사랑’에 대해 이야기한다.

“밤 새 카톡하며 리액션하는 요즘 세상의 인스턴트 사랑이 아닌 이렇게 어긋나고 고민에 빠지는 사랑, 어찌보면 어른스러운 사랑”을 말해보고 싶었단다. ‘이제 오십을 바라보는 나이’라는 설명이 따라왔다.

고 연출의 ‘마음에 훅 들어온’ 작품은 1990년대 뭇 청춘들의 마음을 흔들어놓았던 질 미무니 감독의 영화 ‘라빠르망(L’appartment)’(1996)이다. 모니카 벨루치와 뱅상 카셀 주연의 라빠르망은 얽히고 설킨 인간 관계속 어긋나버린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며 전 세계적 인기를 얻은 작품이다. 2004년엔 헐리우드에서 ‘당신이 사랑하는 동안에’로 리메이크 되기도 했다. 

프랑스 영화 `라빠르망`이 연극 `라파르트망`으로 다시 태어난다. 배우 오지호와 발레리나 김주원의 첫 연극무대기도 하다. 연출은 우리시대 `최고의 이야기꾼` 고선웅이 맡았다. 사진 왼쪽부터 고선웅, 김주원, 오지호. [제공=LG아트센터

영화 ‘라빠르망’이 연극 ‘라빠르트망’으로 다시 태어난다. 고선웅 연출은 리사역의 모니카 벨루치엔 발레리나 김주원(40)을, 막스역의 뱅상 카셀엔 배우 오지호(41)를 캐스팅했다. 둘 다 이번이 첫 연극무대다. 공연을 일주일 가량 앞두고 만난 세 사람은 “떨린다”면서도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자랑했다. 발레리나와 브라운관 배우의 연극 데뷔 무대는 연출가에겐 일종의 모험이었을 법도 하다.

그러나 고선웅 연출은 “다른 선택은 없었다”고 단언했다. “사랑은, 얼굴에 대한 기억보다는 전체에서 풍겨나오는 것이 많죠. 그 연인만의 몸 짓, 눈 빛과 뒤돌아 서는 어깨선, 그리고 옆에서 봤을때 떨어지는 턱 선…김주원씨가 자연스레 떠올랐습니다” 원작에서 배우였던 리사는 라빠르트망에선 무용수로 묘사된다.

연극무대에선 클로즈업 등 영상언어를 사용할 수 없기에 몸 짓이 강조되는 무용수가 선택된 것. “오지호씨는 나에겐 ‘눈 빛’이었어요. 눈만 있으면 다 된겁니다. 배우가 배역의 자아로 훅 들어가니까”

오지호와 김주원, 두 사람 모두 고 연출의 ‘콜’에 흔쾌히 응했다.

오지호는 개인적으로 새로움에 대한 갈망이 컸던 시기였다. “제가 연기를 한 게 벌써 20년이더라고요. 지난 작품 끝나고 8개월 쉬면서 무얼 해야하느냐 기로에 서있었는데…그 시기였던 것 같아요. 무언가 전환점을 만들어야하는 드라마ㆍ영화하다 연극하기 어렵다고 하는데 감독님 만나 바로 그자리에서 결정했어요”(오지호) 평상시 고선웅 표 작품을 좋아했던 김주원도 ‘믿고’ 도전했단다. “고선웅 연출님 작품은 제 돈 주고 가서 봐요. 게다가 라빠르망은 저도 무척이나 좋아했던 작품이었고요”

다만 ‘발레’라는 몸의 언어로 소통해오던 것에서 ‘언어’로 소통을 하자니 쉽지는 않다. “무대 경험이 많다고는 하지만, 저는 여기선 걸음마 떼는 아기 수준이예요. ‘안녕’이라고 말하는 것 마저도 디렉션을 받아요. ‘걸어가면서 말하니 목소리가 점점 작아져야겠지?’ 이렇게요. 처음에는 (몸짓이 아닌) 말로 감정을 전달한다는 게 낯설고 어색하고 불편했는데, 지금은 상대가 대사를 할때 나는 어떤 표정으로 어떤 위치에 서야겠다, 이런걸 점점 머릿속으로 그려나가니까…재미있어요(하하)”

모두가 다 아는 영화를 연극으로 올리는 과정, 연출자에 가장 중요한 지점은 당연히 연극의 언어를 얼마나 잘 사용하느냐다. “관객들이 왜 이걸 연극으로 만들었지? 하면 실패하는 거예요.

영화의 라인을 잘 살리면서도 연극적 재미를 더해야죠. 예를 들어 A라는 사람과 B라는 사람이 당시 동시에 이런 일을 하고 있었다, 이걸 영화로 표현하는 건 쉽지 않죠. 화면 분할해서 보여주면 맛이 안나니까요. 그러나 연극에선 무대 세트의 묘미를 살려 동시에 보여줄 수 있죠” 더구나 배우들의 ‘움직임’으로 채워지는 연극에서 배우들간의 캐미도 무시 못할 요소다.

“영화, 연기, 춤을 추는 내공이 라빠르트망을 만나서 자연스럽게 나옵니다. 요근래 보기 드문 역작이 나오지 않을까요?” 이시대 최고 연출가의 자신감이 묻어난다. 남은건 관객들의 평가다. 연극 ‘라빠르트망’은 10월 18일부터 11월 5일까지 서울 LG아트센터에서 무대에 오른다.

이한빛 기자/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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