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 동부콩은 7월부터 10월까지 수확 시기에 접어든다. |
잘 익은 영광 동부콩 |
지리적 표시 인증을 받는 과정에서 영광군은 많은 변화가 일었다.
문정훈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는 “떡 소비가 나날이 줄고 있는 요즘, 영광모싯잎송편 산업은 영광 굴비와 함께 이 지역 경제를 견인하는 2대 산업으로 성장했다”고 말했다.
모싯잎 밭 |
영광모싯잎송편은 가공식품으로 지리적 표시 인증을 받은 독특한 식품이다. 순창 고추장이나 상주 곶감, 진도 홍주 등이 가공식품으로 지리적 표시 인증을 받았으나, “영광 모싯잎 송편은 원물이 세 가지 이상 가공된 식품이라는 점에서 특이성이 있다”고 문 교수는 설명했다. 지리적 표시 인증을 받은 ‘영광모싯잎송편’은 영광 모싯잎, 영광 동부콩, 영광 쌀에 영광 천일염(부재료)으로 만들어야 ‘영광모싯잎송편’이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다.
영광 지역의 모싯잎 송편 생산자들은 지리적 표시 인증을 추진하기 위해 수년간 똘똘 뭉쳤다. 총 128개 업체 중 78개 업체가 힘을 합쳐 지난 5월 인증을 받기까지는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영광 모싯잎송편 생산자 단체인 (사)영광에서모싯잎떡을만드는사람들의 신광수 대표 |
첫 시작은 2009년, 난관이 많았다. 신광수 대표는 “영광에서 만든 원자재를 사용해서 만들어야 지리적 표시제 인정을 받는다. 1차 때 인가를 내려고 접수했다가 동부콩의 생산기반이 안돼있어 보류됐다”고 떠올렸다.
‘생산기반’을 갖추기 위해 각 업체에선 넝쿨방식으로 국내산 동부콩을 심었다. 그 때까지 국내에서 많이 소비되던 동부콩은 수입산이었고, 그 중에서도 미얀마 산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넝쿨방식으로 수확해 2차 재도전. 생산량이 턱 없이 부족했다고 한다. “담을 타고 올라가는 동부콩을 땄는데, 다량생산이 어려우니 수요를 채우지 못하리라는 판단”이 나왔다. 생산방식을 바꾸지 않으면 송편을 만들 수도, 지리적 표시 인증을 받을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거듭된 실패에 군의 기술센터와 대학이 함께 나섰다. 전남대학교 육종개발팀에 의뢰해 “넝쿨방식에서 서서 여는 방식으로 개량”했다. 마침내 국내산 동부콩의 시대가 열렸다. 2015년 새로운 방식으로 심은 동부콩은 지난해 다량 생산 기반을 갖추게 됐다. 2017년 세 번째 도전 끝에 성공. “이전 얼마만큼 수확했다고도 말할 수 없는 양”에서 “수확방식을 바꾼 후 생산량이 90톤 정도” 늘었다.
이후 군이 나서 송편 생산자들과 농업인들을 연계, 동부콩 재배 농가 모집을 받는등 송편 생산에 힘을 쓰고 있다.
‘영광모싯잎송편’은 지금 이 지역의 생태계를 바꾸고 있다. 없던 농작물이 재배돼 경작지를 늘렸다. 송편 산업이 발전하며 기계 제조업이 생겨났다. 일자리가 늘고 사람이 몰리니, 영광은 어느 곳에서나 활기가 넘친다. “전국 군 단위 택배 1위 지역”(신광수 대표)으로도 올라섰다.
문정훈 교수는 “지역 농식품으로 인해 지역의 경제가 활성화되고, 사람이 모이고, 일자리가 늘어나는 지역 클러스터(Cluster)화를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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