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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근혜 지우기’ 나선 한국당…‘내년 지방선거ㆍ야권연대ㆍ청년지지층 확보’ 사활
- 洪, ‘박 전 대통령 출당’, ‘친박 청산 공론화’ 언급
- 청년ㆍ여성 지지층 확보 이후 보수 통합으로 지방선거 포석
- 당 지도부 등 내부 반발 여부도 관건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 “뒤에 숨어서 수근거리지 말고 당당하게 커밍아웃해서 찬반을 당내 논쟁의 장으로 끌여 들여 보자”

최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출당을 언급하며 ‘친박 청산’을 공론화의 장으로 끌어내겠다고 밝히면서 ‘박근혜 흔적 지우기’가 최대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혁신위 체제를 운영하고 있는 한국당으로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흔적을 지우는 일이 당의 혁신과 선거 전략으로써 전제돼야 한다는 홍 대표의 의중이 표출된 것으로 보인다.

‘국정농단ㆍ적폐청산=박근혜’ 멍에와 사슬을 끊어내야만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보수 재결집을 통한 도약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친박 청산을 통해 야권연대 가능성을 넓히고 바닥을 치고 있는 청년지지층 확보를 위한 다중 포석으로 읽힌다.홍 대표와 한국당, 나아가서는 보수의 사활이 걸린 작업인 셈이다. 


▶洪 ‘박 전 대통령 출당’ㆍ‘친박 청산’ 언급=지난주부터 전국을 순회하며 토크 콘서트를 진행하고 있는 홍 대표는 지난 16일 대구 지역 토크 콘서트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출당 문제 공론화를 선언한데 이어 18일에는 강남역 토크 콘서트에서 청년층의 지지를 호소하며 ‘친박 청산’ 계획을 밝혔다.

그는 이어 지난 19일에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통령은 결과에 대해 무한 책임을 지는 자리”라며 “그 책임은 무과실책임이기도 하다”며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책임론’을 제기했다. 홍 대표는 “더는 미련을 갖고 실패한 구체제를 안고 갈 수가 없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다시 강조했다.

보수 정당으로서의 입지를 새롭게 다지겠다는 한국당은 우선 ‘극우’라는 주홍글씨가 가장 큰 부담이다. 이로 인해 청년층이나 여성 지지층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이미지 개선을 위해서 과감히 박 전 대통령과의 단절에 나선 셈이다.

이옥남 한국당 혁신위원회 대변인은 21일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홍 대표의 출당 언급은)박 전 대통령의 국정 실패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언급한 것으로, 당의 혁신 차원에서 정치적 책임을 논의해야 한다는데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청년ㆍ여성 지지층 확보, 보수 통합 포석=이같은 인적 혁신은 1년도 남지 않은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위한 포석이라는 것이 지배적인 분석이다. 특히 보수 야당의 통합을 통해 보수 진영의 입지를 다지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 대변인은 “궁극적으로 바른정당도 보수 이념에 뿌리를 두고 있다”며 “진정한 혁신 이후에는 자연스럽게 (보수 통합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전 대통령의 출당 조치와 인적 청산은 바른정당 의원들이 한국당으로 복당하는데 명분을 만들어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1심 선고가 10월 전후로 예상되면서 출당 공론화 차원에서 여론조사 등 민심 파악에 나서는 한편, 11월까지 진행되는 당무감사 이후 구체적인 인적 청산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의 지지율이 40% 안팎에서 보합세를 보였으나 취임 이후 70%대의 국정수행 긍정평가를 받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30% 이상의 중도ㆍ보수 지지층이 문 대통령을 지지하고 있는 셈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최순실 사태로 5%의 지지율을 보인 것과 비교하면 지금의 한국당으로서는 박 전 대통령과의 관계를 끊고 중도층의 일부라도 확보해 지방선거에 나선다는 전략적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내부 반발로 갈등 증폭이 변수=그러나 완전한 인적 청산에 한계가 있다는 점도 거론된다. 2020년 21대 총선까지 3년이 남은 시점에서 현역 의원들을 대상으로 전방위 청산이 가능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홍 대표도 “국정파탄에 직접적인 책임이 있는 사람 외에 박근혜 국정 지지세력들까지 전부 매도할 수는 없다”고 인적 청산의 한계를 언급한 바 있다.

당장 당 지도부 내부에서도 반발의 목소리가 불거졌다. 류여해 한국당 최고위원은 홍 대표의 ‘과거와의 단절’ 발언이 이어지자 “(출당 논의는)시기적으로도 부적절할 뿐 아니라 당원들의 마음을 제대로 이해 못하고 있음을 자백하는 것”이라며 반발했다.

구주류로 분류되는 일부 현역 의원들이 반발하면서 당의 혁신 과정에서 홍 대표와 구주류간에 갈등이 증폭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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