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지난 17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이 넘지 말아야 할 레드라인(금지선)을 구체적으로 규정한 데 대해 야당은 “북한에 잘못된 신호를 보냈다”며 일제히 반발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전날 회견에서 “레드라인은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완성하고 거기에 핵탄두를 탑재해 무기화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18일 SBS 라디오 ‘박진호의 시사 전망대’에 출연해 “북한이 핵을 탑재한 것을 레드라인이라고 표현했는데, 북한이 가진 스커드미사일이나 노동미사일이 대한민국을 향했을 때는 어떤 것이냐”며 잘못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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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7일 취임 100일을 맞아 청와대 영빈관에서 출입기자들과 취임 후 첫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
정 원내대표는 이어 “질문이 나왔더라도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논란이 있을 수 있으니 남한에서 보는 레드라인을 제시하기 어렵다고 했어야 했다. 대통령이 레드라인을 규정한 것은 굉장히 위험한 발상”이라고 했다.
김유정 국민의당 대변인도 논평에서 “레드라인과 같은 민감한 문제는 외교적 레토릭으로 접근하는 것이 상식”이라며 “문 대통령이 기준선을 단정해서 결국 외교적 미숙함만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국회 국방위원장인 바른정당 김영우 최고위원은 자료에서 “대통령이 밝힌 레드라인은 우리 정부의 안보 불감증이 이미 레드라인을 넘어섰다는 것”이라며 “북한에 ICBM 핵무기를 완성할 때까지 기다려주겠다는 잘못된 신호를 준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박광온 민주당 의원은 이날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미국의 기준인 레드라인을 언급할 필요가 있었냐는 질문에 “대통령이 안보와 외교 문제에 관한 한 단호한 원칙과 입장을 밝혔다는 점에서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게 미국 기준이냐 굳이 밝혀야 하느냐는 얘기가 있지만 이 부분에 관한 한 우리가 주인이다. 우리가 주도적으로 해야 한다는 점에서 대통령이 말씀을 잘 했다. 오히려 그런 말을 안 했다면 메시지가 없었다고 비판이 나올 수도 있는데 이를 잠재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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