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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홍준 “숭례문 화재 억울한 면이 있다”
[헤럴드경제=이윤미 기자]“세계적으로 볼 때 교토는 사찰의 도시, 쑤저우는 정원의 도시로 부르는데 서울은 궁궐의 도시이다. 세계 어느 왕조의 도시에 가도 궁궐을 다섯 개나 갖고 있는 건 서울이 유일하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의 저자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가 마침내 ‘서울편’을 냈다. 서울편은 모두 네 권을 구상 중으로 그 중 두 권을 먼저 냈다.

유 교수는 16일 출간 기자간담회를 갖고 “90년대 문화외교가 세련됐었더라면 5대 궁궐을 모두 유네스코에 등재했을텐데 창덕궁과 종묘만 등재했다”며 아쉬워했다.


서울편 1권은 조선왕조의 상징적 문화유산인 종묘를 시작으로 창덕궁,경복웅 등 5대 궁의 구석구석과 그곳에 담긴 역사와 이야기를 담았다, 2권은 서울의 옛 경계인 한양도성과 자문밖, 동관왕묘, 성균관 등 조선왕조가 남긴 문화유산의 어제와 오늘을 차근차근 짚었다.

유 교수는 한양도성의 유네스코 등재 실패와 관련, 그 이유 중 하나로 도성에 대한 잘못된 개념 접근을 들었다. 서울 성곽은 전쟁에 대비한 요새가 아니라 도성의 울타리였기 때문에 심사위원들 입장에선 부족해 보일 수 있었다는 지적이다.

유 교수는 기존에 나와있는 궁궐과 관련한 책이 많이 나와있지만 대부분 건물이야기라며, 그 안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각 건물이 국가시스템의 작동과 어떤 연관성을 갖는지 자세히 쓰려고 했다고 말했다.

3년반 문화재청장을 하면서 알게 된 것도 지식 공유 차원에서 넣어 책이 두꺼워지고 어려워졌다며, 젊은 독자들의 접근을 힘들게 하는 건 아닌지 걱정했다,

유 교수는 조선왕조 이념의 근간이자 지성의 산실인 종묘와 성균관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데 주목했다.

그는 “왕조의 유산 중 성균관은 조선시대 지성의 산실인데 서원은 열심히 얘기하면서 너무 홀대하고 있는 것 아닌가 생각이 든다. 유교국가의 상징인 문묘와 문묘제례를 갖고 있는 것도 우리가 유일하다, 중국도 문화혁명때 없어진 걸 우리한 테 배워갔다”고 설명했다.

문묘에 대응하는 무묘인 동관왕묘는 한중관계의 역사적 친근성을 보여줄 수 있는 곳. 유 교수는 “중국에도 우리만큼 멋진 관우 조각을 갖고 있는 게 없다며 중국인들의 최고신이 관우인데 이를 제대로 복원하면 유커를 유치하는데 엄청난 관광자원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유홍준 교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는 1993년 첫 권이 나온 이래 25년째로 일본 편을 포함, 모두 열네 권이 나왔다. 책 속의 내용은 대체로 잘 알려진 문화유산들이지만 그 만의 안목과 접근법, 고급정보로 늘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유 교수는 앞으로 나올 서울 편에서 숭례문도 다룰 예정이다.

참여정부 때 문화재청장을 맡았을 때 방화로 불 탄 숭례문과 관련, 그는 억울한 면이 있다고 했다. 그는 “문화재청은 지청이 없다. 문화재관리는 지자체가 책임을 진다. 숭례문 화재는 서울시장과 중구청장이 책임을 져야 하는 문제였다”며, 참여정부가 언론과 사이가 좋지않아 사태가 더 커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후 미술사가로 돌아가, 못다한 ‘화인열전’을 쓸 예정이라고 밝혔다. ‘화인열전’과 논란이 된 ‘완당평전’은 절판된지 10년이 됐다, 또 여력이 되면 중국과 관련한 책도 쓸 예정이다.

유 교수는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는 “한국인의 혼을 가지고 사랑과 자랑으로 쓴 책”으로 국내용이라며, 우리의 문화유산의 가치를 세계 속에 알리는 수출용 문화유산답사기가 나왔으면 좋겠다는 바램도 내비쳤다.

/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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