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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의 공격적 수사학, 北 자극하는 역효과”
-“북한에 선제공격 필요하다고 오판하게 만들 수 있어”
-트럼프 행정부 대북정책 일관성 결여 드러냈다는 지적도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북한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공격적 수사가 북한에 대한 예방전쟁을 시사하면서 역효과를 낼 것으로 예상했다.

8일(현지시간) 미국 군축협회(ACA)의 대릴 킴볼 대표는 영국 일간 가디언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북한 전멸을 위협하는 것은 위험하고 무모하며 비생산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필요로하는 것은 긴장을 줄이고 파멸적인 계산착오를 피하기 위한 대화”라며 “우리는 현재 갈등의 길에 있으며 출구에 도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니 타운 한미연구소 부소장은 “이 상황이 북한 위협으로부터 (미국과 동맹국을) 더 안전하게 하진 않을 것”이라며 “의도적이든 우발적이든 미국과 아시아의 동맹국인 한국, 일본 안전을 위협해 이미 존재하는 긴장 관계에서 적대감만 더 강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뉴저지 주(州) 베드민스터에 있는 자기 소유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북한이 더는 미국을 위협하지 않는 게 최선일 것”이라며 “그렇지 않으면 지금껏 전 세계가 보지 못한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베드민스터=AP연합]

상당수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도발로 인한 북한의 선제공격 가능성을 우려했다.

로라 로젠버거 전(前) 국가안보위원회(NSC) 중국ㆍ한국 담당은 “트럼프의 말이 불러일으킬 결과는 치명적일 수 있다”며 “북한이 미국의 공격이 임박했다고 믿는다면 선제공격이 필요하다고 믿거나 오판하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미들베리국제연구소의 핵 비확산 전문가 제프리 루이스는 미 MSNBC와 인터뷰에서 “누군가 위기에 처해있을 때 무모한 트윗(말)은 그 사람을 최악의 가정으로 몰아넣을 수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북한은 전쟁 초기에 핵무기 사용 계획을 가지고 있으며 지체하지 않을 것”이라며 “위협이 계속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한국과 일본에 핵무기를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번 트럼프 발언이 대북 정책에 있어 미 정부의 일관성 결여를 드러낸다고 비판했다.

미국진보센터 선임연구원 아담 마운트는 가디언에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정책은 모든 부분에서 모순적”이라며 “그들이 정책을 부정할 때마다 그 경로를 따르기 점점 더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핵 비확산 전문가인 조 시린시온 플라우셰어스 펀드 회장은 “새로운 UN 안보리 조치는 훨씬 진전된 것이지만 나머지 계획은 어디에 있느냐”며 “북한에 대해 심각한 비일관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행정부에 한국전쟁 시작을 의도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많은 이들이 우왕좌왕하고 있는 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 온라인매체 복스(VOX)는 트럼프의 ‘화염’ 위협 발언이 우스꽝스러운 부분은 “북한 독재자 김정은과 비슷한 화법을 구사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로스엔젤레스타임스(LAT) 역시 “수년 간 북한의 공식 방송사가 서울을 불바다로 만든다거나 핵전쟁으로 미국을 삼키겠다는 과장된 위협을 분출했고 이는 종종 패러디 대상으로 취급됐다”고 언급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지낸 토미 비어터는 LAT에 “미국 대통령의 화법이 김정은처럼 들려서는 안된다”며 “그건 아무 성취 없이 모두에게 적개심만 불러일으킬 뿐”이라고 일갈했다.

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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