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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사조 주마‘…불신임 투표서 또다시 생존
-불신임 비밀투표서 찬성 177표, 반대 198표로 부결
-8차례 퇴진 추진에도 생존, 불사조 입증

[헤럴드경제=조민선 기자]제이컵 주마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부정부패와 각종 추문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퇴진 위기에서 살아남았다. 이 소식에 남아공 환율은 또다시 약세를 보였다.

8일(현지시간) BBC 방송,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남아공 의회는 이날 오후 케이프타운 의사당에서 열린 주마 대통령에 대한 불신임 안건을 비밀투표에 부쳐 찬성 177표, 반대 198표로 부결시켰다. 의원 9명은 기권했다. 남아공에서 대통령의 불신임 안건이 통과되려면 전체 400명 의원 가운데 과반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이로써 주마 대통령은 대통령직을 유지하게 됐다. 그의 임기는 2019년까지다. 

제이컵 주마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자신에 대한 의회 불신임 비밀투표가 부결된 후 지지자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케이프타운=EPA연합뉴스]

2009년 취임한 주마 대통령은 잇따른 부정부패와 정경유착에도 불구하고 ‘불사조’처럼 살아남았다.

야권은 탄핵안을 포함에 이번 불신임 표결까지 8번째 퇴진을 추진했지만 모두 수포로 돌아갔다. 지난해 11월 인도계 유력 재벌 굽타 일가와의 정경유착 의혹이 불거졌을 때도 주마 대통령은 집권당의 지지 하에 살아남았다.

이날 결과는 의회 다수를 차지한 집권당 아프리카민족회의(ANC) 내에서도 여전히 주마에 대한 지지가 뚜렷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야권은 이번 불신임안이 첫 비밀투표였던 만큼 ANC의 당수인 주마의 압박에서 벗어나 소신 투표가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이날 여당 내 반란표는 약 20표로 예상보다 적게 나왔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ANC는 249석을 보유하고 있어 여당 내 50명 이상의 이탈자가 나와야 하는 상황이었다.

주마 대통령의 생존이 2019년 선거를 앞둔 ANC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번 불신임 투표가 수포로 돌아갔지만 여전히 주마의 대중 지지율은 사상 최저 수준이다. 남아공대 정치학 교수 더크 코체는 “야당은 2019년 선거에서 ANC가 주마의 부패에 반대하고 있지만, 실제 행동에 옮기지 않았다는 점을 파고들 것”이라고 밝혔다.

주마 대통령은 지난해 인도계 유력 재벌가와의 부패 스캔들이 불거진 뒤 야권으로부터 줄기차게 사퇴 압박을 받고 있다. 남아공 전역에서 그의 하야를 요구하는 시위도 이어지고 있다. 민심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그는 올해 3월 말 별다른 예고 없이 내각 개편을 단행해 논란을 키웠다. 재무장관의 갑작스러운 교체 후 남아공 환율은 급격히 하락했고 투자자들의 우려도 한층 커졌다. 이날 주마의 불신임 투표가 실패로 돌아가자 남아공 환율은 또다시 약세를 보였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주마 대통령은 흑백인종 분리정책 ‘아파르트헤이트’를 철폐해 남아공의 새 시대를 연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의 후계자다. 그러나 취임 전부터 무기 사업권을 둘러싸고 뇌물수수 의혹에 휘말리고 친구의 딸을 성폭행했다는 의혹까지 불거졌다. 재임 기간에도 갖은 부패 추문이 잇따르면서 주마 대통령은 만델라의 명성에 먹칠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2009년 집권해 한 차례 연임에 성공한 주마 대통령의 임기는 2019년에 끝난다.

bonj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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