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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네티즌, 미드ㆍ영드 방영금지에 “지금이 청나라냐” 불만
-공산당 전국대표대회 앞두고 분위기 조성 물밑작업
-국영방송 시대극ㆍ아이돌 드라마도 일시중지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중국 동영상 공유 웹사이트에서 미국ㆍ영국 드라마 등 해외 프로그램이 일제히 사라져 중국 시청자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제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를 앞두고 정부에 우호적 분위기를 형성하려는 시도라는 분석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4일 수 천명의 사용자를 보유한 중국의 비디오 공유 웹사이트들이 당국의 콘텐츠 단속에 따라 지난 12일 일제히 해외 프로그램을 삭제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의 유튜브 ‘빌리빌리(bilibili)’는 미국ㆍ영국ㆍ태국에서 제작한 TV프로그램 대부분을 삭제했다. 삭제된 프로그램 중에는 두 개의 영국 인기 프로그램이 포함돼 있다. 1980년대 정치풍자극 ‘Yes Minister’와 최신 시트콤인 ‘IT Crowd’다. 홈페이지에 있던 미국 드라마 항목은 아예 사라졌다. 

[사진=빌리빌리(bilibili) 웹사이트 캡쳐]

비디오 공유 사이트인 에이시펀(ACFUNㆍ愛稀飯) 역시 대다수 해외 영화와 TV프로그램 서비스를 삭제했다.

빌리빌리 대변인은 해당 프로그램들의 규제 준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비디오를 삭제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어떤 규제인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서비스 담당부서는 해당 비디오들이 저작권 문제로 삭제됐다면서 추후에도 서비스 이용은 불가하다고 밝혔다.

중국의 저작권 경시와 불법복제 문제는 끊임없이 제기돼 왔지만 이번 조치를 저작권 보호의 일환으로 보는 시각은 드물다. 공산당에 비판적인 콘텐츠를 차단하려는 당국 검열규제의 연장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대다수가 지우링허우(九零後ㆍ90년대 출생자)인 젊은 이용객들은 가상사설망(VPN) 공급업체 폐쇄도 모자라 이제 해외 프로그램도 못보게 하냐며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동영상 공유 웹사이트 사용자들은 “(초기에 쇄국정책을 추진했던) 청(淸) 왕조가 돌아왔다”거나 “지금은 인터넷 시대인데도 국민들을 바깥세상과 격리시키고 싶어한다”는 트윗을 올려 당국을 비판하고 있다.

중국 미디어를 총괄하는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은 올 가을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를 앞두고 CCTV와 지역위성방송국에 정치 선전물 방송을 주문해 놓았다. 시청자가 몰리는 황금 시간대에 정부에 우호적 여론을 조성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편성하라는 압박이다. 광전총국은 이달초 시청률이 잘 나오는 시대물과 젊고 잘생긴 배우들이 나오는 ‘아이돌 드라마’도 방영하지 말라고 주문했다. 전대에 쏠려야할 국민적 관심을 분산시키지 않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다.

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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