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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또 미사일? 무뎌진 한국사회①]불안의 학습효과?…“미국으로 쏜다는데 뭐…”
-“北 반복적 미사일 도발…군사적 위협 안와닿아”
-한반도 군사 위협보다 개인 일상, 경제가 더 큰 관심사
-보수단체 “전쟁국가 美, 對北 군사행동 언제든 가능”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지난 4일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실험에 성공했다는 발표가 나왔다. 정부와 미국은 물론 UN 등 국제사회까지 심각한 안보위협으로 받아들이며 긴장하고 있지만, 의외로 일반 국민들은 크게 동요하지 않는 모양새다. 유명 연예인의 결혼 소식 등이 더 큰 화제를 몰고오는 모습을 보였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점차 구체화되고 있는 북한의 군사적 위협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안보불감증’이 만성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많은 시민들은 북한의 군사 도발에 대해 약간의 불안감을 내비치면서도 반복되는 미사일 실험에 이력이 난 듯 덤덤한 반응을 보였다.

지난 4일 북한이 발사한 화성 14호의 모습. [제공=AFP]

서울 마포구에 사는 회사원 이모(31) 씨는 “북한이 미사일을 쏜 것이 하루 이틀 일도 아니고 별 느낌이 없다”며 “중대발표라더니 예상을 벗어나지 않았다”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서울 노원구에 사는 주부 박모(53ㆍ여) 씨도 “집에 있으며 종편을 틀어놓으면 소위 전문가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나와서 하루종일 북한의 군사적 위협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듣게 된다”며 “몇년 전만 해도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불안했지만, 이마저도 너무 반복되고 실제로 군사적인 행동이 발생하지 않다보니 무덤덤해진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시민들 가운데선 한반도에 군사적 위협이 고조되는 것은 알겠지만 그보다 바쁜 일상 생활을 보내는 것이 먼저라는 의견도 많았다.

서울 송파구에 사는 회사원 조모(32) 씨는 “개개인이 걱정한다고 대한민국의 안보가 나아지는 것도 아니고, 북한이 도발을 멈추는 것도 아니다. 새 정부가 대응을 잘 하리라 믿고 생업에 주력하는게 우선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이처럼 시민들이 북한 ICBM의 심각성을 간과하는 이유가 대한민국이 아닌 미국을 겨냥한 무기라는 인식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서울 한 중학교 교사 정모(43) 씨는 “학생들 중엔 북한의 도발이 미국을 향한 것일 뿐 우리와 상관없는 일이 아니냐는 경우도 있다”며 “북한을 무시하고 영원히 다른 나라로 살면 되지 않느냐는 학생들도 있었다”고 했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한미정상회담에서 자신들을 빼놓고 북한 문제와 북핵 문제가 논의된 데 대한 항의 차원인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의 군사행동을 강하게 규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발사에 대해 또 제재하고 그러면 북한은 또 도발하고 하는 반복을 어떻게 중단시키느냐가 핵심”이라며 “방법은 결국 한국 정부든 미국 정부든 한반도 비핵화 협상에 빨리 나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 같은 시선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SNS를 중심으로 ‘국민 전체가 북한의 ICBM 발사 성공의 심각성을 잘 모르는 안보 불감증에 걸렸다’, ‘한국도 미사일 개발에 나서야 한다’, ‘한반도가 또 다시 전쟁 일촉즉발의 상황에 들어가고 있는데 사람들이 너무 무감각한 것 아니냐’ 등의 주장이 넘쳐났다.

지난 4일 서울에서 한 병사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관한 TV방송을 시청하는 모습. [사진제공=연합뉴스]

보수 성향의 시민단체들은 북한의 ICBM 실험 성공으로 인해 위협을 받은 미국이 협상보다 대북 군사타격 등 강경책으로 나설 경우 한반도는 곧장 전쟁 위기 상황으로 변화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자유총연맹 관계자는 “한미정상회담에서 도발을 중단하고 비핵화를 촉구한 지 불과 나흘 만에 도발했다”며 북한을 강하게 비판하고 “확고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장차 북한의 어떤 도발에도 대응할 수 있는 대비태세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옥남 바른사회시민회의 정치실장은 “중동 등의 상황을 살펴볼 때 미국은 일년 내내 전쟁을 하는 국가로서 마음만 먹으면 북한에 대해 군사적인 대응을 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트럼프 미 대통령이 국내 정치 위기 상황을 외부로 돌리려는 욕구가 있을 수 있는 상황에 ‘안보불감증’에 빠진 한국만 이를 너무 낙관적으로 보는게 아닌가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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