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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계단 걸어야 태운다”…휠체어 승객 내몬 日항공사
[헤럴드경제=윤혜정 인턴기자]일본 저가항공사 바닐라에어가 휠체어를 탄 승객에게 계단을 스스로 올라가라고 강요했다가 뒤늦게 사죄했다.

28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ANA 그룹의 저가 항공사 ‘바닐라에어’는 지난 5일 일본 가고시마현 아마미 공항에서 휠체어를 탄 장애인 남성에게 혼자 힘으로 승강 사다리를 오르게 했다.

오사카 도요나카시에 사는 기지마 히데토는 고교 시절 럭비 연습 중 척추를 다쳐 휠체어 생활을 하게 됐다. 그는 지난 3일 지인과 함께 여행을 위해 휠체어를 타고 간사이 공항에 도착했으나 탑승 게이트에서 황당한 통보를 들었다. 

[사진출처=아사히신문 캡처]

바닐라에어 항공사 직원은 아마미 공항의 승강 사다리 사진을 보여주며 “아마미 공항에 휠체어 승객이 이용 가능한 탑승 설비가 없다”며 “걷지 못하는 사람은 (비행기에) 탈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기지마는 “동행인의 도움을 받겠다”며 비행기를 이용했고, 실제로 아마미 공항에 도착했을 때 동행자가 그를 휠체어에 탄 채로 들어서 내려줬다.

문제가 된 것은 지난 5일 아마미 공항에서 간사이 공항으로 가는 비행기를 탑승할 때 일어났다.

바닐라에어로부터 업무 위탁을 받은 공항 직원이 “휠체어를 들어서 승강 사다리를 내려온 것은 (회사의) 규칙 위반이었다”면서 “자력으로 계단을 오를 수 있다면 탑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기지마는 동행인의 도움을 받으려 했으나 공항 직원이 이를 제지한 것이다. 기지마는 결국 휠체어에서 내려 계단을 등진 채 17개 계단을 오직 상반신 힘으로 한 계단씩 올라가야 했다.

기지마는 여행을 좋아해 158개국을 방문하면서 많은 공항을 이용했다. 그는 “많은 공항들 중 걷지 못한다는 이유로 탑승을 거부당한 적은 없었다”며 해당 항공사를 비난했다.

논란이 일자 이 회사 관계자는 “협상 중 승객이 자력으로 오르게 돼 직원은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면서 “이런 형태로 탑승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본의가 아니었다”고 사죄했다.

/yoony120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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