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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국 울린 20대 伊청년의 죽음…“청년실업의 비극”
[헤럴드경제=이슈섹션] 일자리를 찾아 고국을 떠난 이탈리아 청년들이 유럽 각국의 테러와 화재 등으로 목숨을 잃는 사례가 잇따르자 청년 실업을 해결하지 못한 이탈리아 사회의 집단 책임이라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1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안사 통신에 따르면 런던 그렌펠 타워 23층에 거주하던 이탈리아 출신 글로리아 트레비산(27ㆍ여)과 마르코 고타르디(28)가 연락이 두절된 상태로 화재 당시 이들이 마지막까지 가족과 나눈 전화 통화 내용이 알려지면서 이탈리아인들의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

[사진출처=‘consumatrici’ 화면 캡처]

베네치아 출신으로 연인 관계인 두 사람은 불이 나자 고향 가족에게 전화를 걸었다. 탈출이 어렵다는 것을 느낀 트레비산은 어머니에게 전화 걸어 “엄마 이제 안녕, 지금까지 제게 해준 모든 것을 감사해요”라고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고타르디는 마지막으로 아버지에게 전화해 현장의 상황을 알렸다. 그의 아버지는 “아들이 집 안이 연기로 가득 찼다고 말한 뒤 전화가 끊겼다. 기적을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이 두사람은 베네치아 대학 건축학부에서 만점 학점으로 졸업할 만큼 뛰어난 학생들이었다. 하지만 고국에서 마땅한 일자리를 찾을 수 없어 지난 3월 ‘브리티시 드림’을 쫓아 런던으로 이주했다.

이들에게 그렌펠 타워 고층부는 화재 이전까지는 근사한 보금자리였다. 트레비산은 화재가 나기 며칠 전 자신의 SNS에 “이곳의 전망은 정말 끝내준다”는 글과 함께 아파트에서 찍은 런던 시내 전경 사진을 올리는 등 런던에서의 장밋빛 미래를 꿈꿨지만 화재와 함께 사라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이탈리아 내에서는 높은 청년 실업률 등으로 고국을 떠난 청년들이 유럽 타국에서 테러나 화재 등으로 잇따라 희생되자 기회의 부족이 또 다른 비극을 만들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onlinenews@her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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