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박유하 ‘제국의 위안부’에 日 진보지식인들이 답하다
2013년 8월 박유하 세종대 교수가 펴낸 ‘제국의 위안부’는 한일 양국의 뜨거운 감자였다. 저자와 출판사가 명예훼손으로 피소돼 지난 1월 25일 1심에서 무죄선고를 받고 6월16일 항소심이 열린다. 2014년 11월 아사이신문출판사에서 출간된 일본어판 역시 논란을 불러왔다. 이를 높이 평가하는 논자와 지식인의 타락으로 보는 이들이 정면 대립했다.

‘제국의 위안부 사태’가 여전히 대립각을 이루며 진행형인 가운데 일본의 여성학자 우에노 지즈코 교수와 전후 여성사 연구로 저명한 가노 미키요 교수를 비롯, 일본의 진보적 지식인 15명이 공동집필한 ‘대화를 위해서:‘제국의 위안부’라는 물음을 펼치다’(뿌리와이파리)가 출간됐다.


‘제국의 위안부’를 읽고 한 단계 진전시킨 연구로 한일간 경계를 넘어선 대화의 필요성을 담고 있다. 책은 ’역사인식의 탈군민화를 향하여‘, 문학으로 보는 전쟁과 섹슈얼리티’ 등 모두 4부로 구성됐다.

책에서 아사노 도요미(54) 와세다대 정치경제학부 교수는 박유하의 문제제기를 민족적 가치 대립이라는 악순환을 그치게하기 위한 담론틀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했다. ”제국주의에 대한 반성을 전제로 하면서도 민족주의에는 편들지 않고 위안부가 되지 않을 수 없었던 당시 여성들을 둘러싼 사회구조를 분석하고 그것을 제국이라는 국가와 그것이 일으킨 전쟁이라는 상황과 관련시켜 심도있게 논한 점이 신선하다“며, ”각각의 민족주의가 ‘반일’이나 ‘협한’으로부터 재생산되는 담론구조에 도전한 문학적 역사연구“라고 평가했다.

요모타 이누히코 메이지가쿠인대 교수는 소녀상의 기호를 분석했다.그는 위안부 보다 어린 소녀상 문제는 통계자료를 둘러싼 해석의 차원에 있지 않다며, 그는 역사가 희생자를 무구한 처녀로 표상해 비극의 효율적인 기호로 선전해왔다고 지적했다. 그는“박유하의 소녀상 비판은 전후의 일본인마저도 무의식하에서 이 스테레오 타입의 상징법에 조작되어왔다는 사실로 우리를 이끌어간다”고 돌아봤다.

이 책의 번역에는 김석희 경희대 국제지역연구원 HK연구교수 등 11명이 참여했다. 이권희 단국대 일본연구소 학술연구교수는 옮긴이를 대표해 “‘제국의 위안부’ 스스로가 굳이 강조하지 않았어도, 그 책이 의심의 여지 없는 여성주의, 탈식민주의적인 책이라는 것을 이들의 글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 책은 일본 위안부를 입체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이끄는 동시에 한일 양국의 도그마, 학문의 자유 등 생각할 거리를 제공한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