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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파리기후협정 탈퇴 임박…전세계 메가톤급 파장 예고
-트럼프 파리협정 탈퇴 고려, 이르면 31일 발표
-엑손모빌 등 미 기업들, 탈퇴에 반대 입장 표명
-“美 탈퇴 시, 2100년 지구 온도 0.3도 상승”

[헤럴드경제=조민선 기자]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대선 공약이었던 ‘파리기후협정 탈퇴’ 카드를 손에 쥐고 최종 결정만 앞두고 있다. 만일 미국이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한 탄소 배출 감축 노력을 철회하면 전 세계에 메가톤급 파장이 예상된다. 미국의 협정 탈퇴로 2100년 지구의 온도가 0.3도가량 상승할 것이라는 추정도 나왔다.

▶고심하는 듯한 트럼프, 결론은 ‘탈퇴’=30일(현지시간) CNN 방송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공언해온 파리 기후변화협정 탈퇴를 조만간 선언할 것으로 보인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르면 31일 최종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전했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오전 스콧 프루이트 미 환경청(EPA)장과 면담을 갖고 기후협정 관련 논의를 했다”고 밝혔다. 프루이트는 트럼프의 파리협정 탈퇴 공약에 찬성해온 인물로 환경청장 임명 당시 그가 오바마 정부의 환경규제 정책 철폐에 앞장설 것이라는 관측이 팽배했다. 

G7 정상회의가 열렸던 지난 27일(현지시간) 환경단체 옥스팜 회원들이 G7 정상들의 가면을 쓰고 트럼프 대통령에 파리기후변화협정 이행을 강조하는 시위를 펼치고 있다. [사진제공=AP]

스파이서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인들을 위한 공정한 협상을 원한다”며 오랜 시간을 들여 (파리협정 탈퇴 여부를) 고심 중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가 마지막까지 고심하는 이유는 기업들 때문이다. 다국적 석유기업 엑손모빌의 최고경영자(CEO) 대런 우즈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미국이 파리협정의 일원으로 남아있길 바란다”며 잔류를 요청했다. 그외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스타벅스, 나이키, 아디다스 등 글로벌 기업들이 파리협약 준수를 촉구하고 있는 상태다.

트럼프의 최측근인 맏딸 이방카도 아버지와 환경운동가 앨 고어 전 부통령과의 만남을 주선하는 등 탈퇴를 막기 위해 노력해왔다. 엑손모빌 전 CEO 출신인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도 “향후 미국의 대외 협상력에 큰 해를 끼칠 수 있다”며 반대 목소리를 냈다.

그러나 CNN은 현재로썬 트럼프 대통령이 파리협정에 동참하겠다는 어떤 조짐도 보이지 않았다며 ‘탈퇴’ 쪽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근거로는 지난주 주요 7개국(G7) 회의에서 보인 트럼프의 태도다. 트럼프는 당시 파리기후협정 실천 관련 성명에서 미국을 제외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리고 이후 각국 지도자들이 트럼프에 실망감을 표시하자 되려 큰소리를 쳤다. 유럽 최고 지도자 격인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공개적으로 갈등을 노출한 것도 이미 정해진 탈퇴 결심을 암시했다는 분석이다.

해외 순방에서 돌아온 직후 트럼프는 백악관 보좌진들과 이 문제를 논의했으며, 관리들은 1년이라는 기간을 두고 협정에서 탈퇴하는 방안을 포함해 안건을 미 상원 표결에 부치는 안 등이 옵션으로 거론된 것으로 전해졌다.

▶美우선주의 대선공약 실천, 세계는 ‘멘붕’=미국은 중국(1위)에 이어 세계 2위 탄소 배출국이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25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2005년 대비 26~28% 감축한다는 내용의 파리 기후변화협정에 서명했다. 이로써 세계 195개국은 향후 지구 온도 상승을 섭씨 2도 이내로 억제키로 약속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 흐름을 거부해왔다. 그는 대선후보 시절 기후변화는 ‘사기‘라고 당선과 동시에 탈퇴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만일 미국이 실제로 파리협정 탈퇴를 선언하면 전세계에 메가톤급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안 그래도 환경규제에 동참하기 싫었던 국가들이 미국의 탈퇴 흐름에 동참할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세계 2위 탄소배출국인 미국이 환경규제에 동참하지 않으면 세계 온난화가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마이클 오펜하이머 미 프린스턴대 교수는 블룸버그에 ”트럼프 집권 4년간은 세계 기후에 큰 변화가 없을 수 있지만, 8년간 이 정책이 지속된다면 국제사회의 목표(지구 온도 섭씨 2도 상승 방지)를 무너뜨릴 수 있다”며 “우리가 기후 ‘위험 지대(danger zone)’를 피할 확률은 제로에 가깝다”고 강조했다. 블룸버그는 2도 상승이 하루하루 눈에 띄진 않겠지만, 그것은 지구의 마지막 빙하기 이후 가장 빠른 기후변화라고 강조했다.

▶“2100년 지구 온도 0.3도 상승”=온실가스 배출량을 추적하는 연구단체 클라이밋 인터랙티브에 따르면, 미국의 파리협정 탈퇴는 2100년 기준 지구의 온도 상승이 3.3도에서 3.6도로 0.3도가량 높아질 것이라고 추산했다. 시나리오에 따르면 미국이 탈퇴하면 매년 30억톤(t)의 온실가스가 대기중으로 더 배출된다.

한편, 이날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파리 기후변화협정’의 이행을 촉구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이날 미국 뉴욕대학 스턴경영대학원 강연을 통해 “기후변화의 속도가 점차 가속화하고 있고 위험한 단계”라며 “파리기후변화 협정의 전 세계적인 이행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더욱더 야심 차게 (협정 이행의) 의무를 수행해야 한다”며 “인류가 기후에 혼란을 가져다줄수록, 인류는 더욱 심각하고 되돌릴 수 없는 위험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구테흐스 총장의 이러한 발언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파리협정 탈퇴를 검토하고 있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를 비판하는 취지로도 해석된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bonj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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