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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찾아가 문 두드릴때…침묵의 역사는 말문을 연다
-한국관광공사 6월 호국길 10곳 선정
강화 호국돈대길, 자주국방을 생각하고
담양오방길에선 의병·녹두장군 만나고
제주 조천올레길에선 항일정신 되새겨


강화의 역사는 고조선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마니산은 나라의 평안을 기원하는 제사를 올리던 곳이었고, 산성인 삼랑(三郞)은 단군의 세 아들이 쌓았다는 전설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고구려 소수림왕이 삼랑산성 내에 지은 전등사는 호국불교의 산실이며 우리의 귀중한 역사책을 보관하던 곳이고, 강화외성은 고려가 몽골 침략에 대항하기 위해 강화로 도읍을 옮기면서 쌓은 축조물이다.

선원사는 호국을 기원하는 팔만대장경을 판각했던 곳이고, 광성보는 조선 광해군이 대포를 설치했던 자주국방의 상징이다.

초지진은 해상 외적을 막기 위해 패기 있는 임금 조선 효종이 구축한 요새. 여기에서 민관군은 구한말 미국, 프랑스, 일본군에 결사항전했다.


오래전부터 강화는 나라를 지키는 터전이자 외국 문화-우리 문화가 들고 나던 관문이었다. 남과 북의 강물이 함께 흐르는 바다를 따라 걷다보면 외적의 침입에 대비하기 위해 섬을 빙 둘러 만든 돈대를 만나게 되는데, 이 길이 바로 호국돈대길이다. 호국보훈의 달 6월에 걷기 좋은 길이다.

한국관광공사는 나라를 생각하며 힐링도 하는 ‘6월의 걷기 여행길’로 강화 호국돈대길 등 10곳을 선정했다.

▶강화 호국돈대길= 강화의 모든 길은 국가안위와 관련돼 있다. 몽골과의 항쟁에서부터 조선시대의 병인, 신미양요에 이르기까지 민족의 자긍심과 국난극복의 이야기가 넘친다. 강화역사관을 시작으로 길을 걸으면 인조 시절 해안 방어진지 공사를 하며 탱자나무를 많이 심었다고 전해지는 400살 먹은 탱자나무들을 만날 수 있다.

강화군 돈대예술제 추진위원회는 오는 6월 3일 광성보내 손돌목돈대에서 해변콘서트를 연다. 온 국민이 갯벌과 바다, 역사문화유적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강화도에서 낭만적인 주말여행을 즐기도록 하기 위함이다.

▶충주 상당산성길=상당산성은 둘레가 4㎞가 넘는 거대한 포곡식 석축산성으로 보은의 삼년산성과 함께 충북을 대표하는 성이다. 백제와 신라를 거치고 조선까지 내려오면서 겪었던 수많은 국가적 위기에서 당당히 버텨낸 곳이기도 하다. 상당산성의 성벽을 따라 걷는 길이라서 걷는 내내 청주와 청원 지방의 아름다운 풍광을 바라볼 수 있다. 이 길은 높낮이가 별로 없고 성안에 음식점도 있어 가족들이 오기에 좋다.

▶담양오방길 2코스= 담양호와 금성산성이 연계하고 있어 일상에서 벗어나 주변 경치를 즐기면서 자연과 하나가 될 수 있는 최고의 산책길이다. 장성의 입암산성, 무주의 적상산성과 함께 호남 3대 산성으로 꼽히는 금성산성에는 왜구로부터 우리나라를 지키기 위해 희생한 수많은 의병들과 녹두장군 전봉준, 동학농민혁명군의 애국정신이 깃들어 있다. 주변에 온천이 있어 길을 걸은 후 피로를 풀어준다.

▶통영 토영 이야~길= 선조 38년부터 300년 가까이 존속하며 남해 바다를 지키던 삼도수군통제영과 이순신 장군의 친필과 유물을 전시한 유물전시관이 있는 충렬사 등을 거친다. 이 길은 통영의 한려수도 백리길이 열리기 전에 걷기여행객들을 통영으로 불러들이던 코스이다. 충무공 뿐만 아니라, 화가 이중섭, 소설가 박경리, 작곡가 윤이상, 꽃의 시인 윤이상 등 예술가들의 흔적도 만나 볼 수 있다.

▶서울 북한산둘레길 2코스= 북한산은 왜 조선이 서울에 도읍을 했는지를 알게해주는 산악 매력의 총아이다. 부자 지자체 답게 길도 잘 조성해놓아 편안히 걸을 수 있다. 나라의 독립과 민주화를 위해 온 삶을 바친 순국선열을 만날 수 있다. 민주화의 성지 4.19 국립묘지를 비롯해 3.1운동, 임시정부, 헤이그특사 이준 열사 묘역 등 흔적들이 둘레길 곳곳에 있다.

▶상주 백화산 호국의 길= 구수천(석천)변을 따라 백화산 옛길을 복원한 이 산책로는 신라 태종 무열왕 때는 삼국통일의 전초기지가 됐고, 고려시대 몽골침입 당시에는 몽골군과의 격한 전투가 벌어진 곳이자, 임진왜란 때에는 의병들의 주 활동지였다. 본래 ‘구수천 옛길’로 불리던 이 길은 아름다운 경관이나, 길이 지닌 문화 역사적인 의미에 비해 덜 알려졌다. 출렁다리를 지나 팔각전망대에 오르면 숨통이 확 트인다.

▶공주 마곡사 백범길= 백범 김구 선생이 명성황후 시해범을 살해한뒤 옥살이를 하다 탈옥해, 마곡사 백련암에서 은거 수행 생활을 할 때 구국의 일념으로 사색을 하던 발자취이다. 소나무가 빽빽한 숲길을 걸으며 명상에 잠기기에도 좋은 길이다. 삭발바위, 징검다리, 송림숲길 등 다채로운 볼거리가 반긴다.

한국관광공사는 ▷고려시대 봉수지인 철원 한여울길 5코스 소이산 생태숲 녹색길 ▷일제강점기 저항운동 흔적이 남아있는 군산 구불길 6코스 달밝음길 ▷제주항일 유적지를 만나는 조천올레길도 신록과 함께 의기를 다지는 산책길로 추천했다.

함영훈 여행선임기자/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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