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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소기업계 3중고] 원화강세-보호무역강화-사드, 3중 파고 중소기업을 덮치다

[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시작된 ‘원화강세(원-달러 환율 하락)’ 추세 속에서 우리 수출 중소기업의 실적이 크게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위안화 역시 약세를 거듭하며 진출 기업의 타격을 키웠다. 이런 가운데 해외정부가 섬유ㆍ제지 등 중소기업 편중 업종에 대한 반덤핑 관세 부과까지 줄줄이 확정하면서 “경제 중심축인 중소기업의 위상이 하반기 급격히 추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연초 달러 강세를 예상하고 원-달러 환율 1200원 수준에 맞춰 경영계획을 세웠던 수출 중소기업들은 1100원대 초반까지 상승한 원화가치 탓에 1분기 실적이 급감했다. 먼저 한세실업은 1분기 매출액 3860억원, 영업이익 4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기간(3590억원, 210억원)보다 매출액은 7.6%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81.1% 줄었다. 주요 고객인 미국 의류기업의 주문이 감소한 탓도 있지만, 같은 기간 환율이 4% 하락하며 ‘매출원가율’ 이 급등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원화강세로 떨어진 원가경쟁력을 극복하기 위해 수익성을 대거 낮춘 것이다.


밀폐용기 업계 강자인 락앤락은 중국 위안화 약세로 타격을 입었다. 지난해 1분기 432억원이었던 중국지역 매출이 올해 1분기 407억원으로 30억원가량 줄어든 것이 대표적인 예다. 락앤락 관계자는 “중국은 온라인 시장 규모가 2015년 기준 약 685조원 정도로 매우 커 1분기 지속된 ‘사드한파’에 관계 없이 판매량을 늘릴 수 있었다”며 “그러나 지난해 180~190원대였던 원-위안화 환율이 1분기 160내로 떨어지며 수익성이 악화했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벤처 성공신화’로 유명한 인바디가 1분기 원-달러 환율 하락에 따른 외화환산손실을 15억원가량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를 강타한 보호무역주의 바람 역시 수출 중소기업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다. 최근 한 달간 해외정부의 반덤핑 관세 부과가 확정된 경우만 7건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산 열연후판(인도), 한국산 탄성필라멘트사(인도), 한국산 경량감열지(EU), 한국산 탄소합금 후판(미국), 한국산 무수프탈산(터키), 한국산 도금강판(베트남) 등이다. 대기업이 주로 포진한 철강산업과는 달리 중소기업이 주축인 섬유ㆍ제지업계는 타격이 불가피하다.

중소기업계 한 관계자는 “사드(THAAD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둘러싼 한-중 갈등이 완전히 끝나지도 않았는데,  엎친데 덮친 격으로 다른 대외 불확실성까지 커지고 있다”며 “중소기업은 대외변수 대응력이 약한 만큼, 향후 정부 대응에 따라 하반기 운명이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yesye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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