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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자라서 더 아프다 ②]생존율 높지만 재발률도 높은 유방암
-2기 이내 발견시 5년 생존율 90% 넘는 유방암
-5년 뒤 재발률(6~20%)도 높은 것으로 나타나
-완치 판정 받은 뒤 관리 및 검사 소홀해져
-5년 완치 뒤에서 지속적인 검사 필요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김혜정(59세, 가명) 씨는 10년 전 유방암 수술을 받고 6년간 치료를 충실히 해 암이 완치된 줄 알았다. 하지만 최근 기침이 잦고 부쩍 숨이 차는 증세를 느껴 병원을 다시 찾았는데 폐와 간에서 암세포 조직이 발견됐다는 얘기를 듣게 됐다.

유방암은 2기 이내에 발견해 표준 치료를 받을 경우 생존율이 90%가 넘을 만큼 치료 성적이 좋은 암으로 알려져 있으나 뒤늦게 재발을 잘하는 암이기도 하다. 때문에 유방암 치료 후 5년이 지나 별다른 증상이 없어도 매년 정기검사를 통해 재발의 위험성에 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발표된 한국유방암학회 자료에 따르면 국내 유방암 재발률은 6~20%인 가운데 유방암 재발은 대부분 5년 이내 발생한다. 하지만 10년 후에도 재발할 수 있는 후기 재발 가능성도 25%에 달해 유방암의 경우 5년이 지나도 완치라는 표현을 쓰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특히 2013년 영국 란셋지에 발표된 조기유방암에 대한 연구 논문에 따르면 전체 유방암의 70%에 해당하는 호르몬 수용체 양성 유방암의 경우 5년간의 호르몬 치료를 마친 후 재발율을 살펴본 결과 10년째에 14%, 15년째에 25%의 재발률을 보여 꾸준히 증가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김민균 중앙대병원 유방외과 교수는 “유방암의 경우 표적치료, 항호르몬 치료 등으로 치료기간이 다른 암에 비해 상대적으로 길고 꾸준한 재발률을 보이므로 유방암 수술 후 5년이 지나더라도 지속적인 검진이 필요하다”며 “최근 연구에 따르면 호르몬 수용체 양성 유방암의 경우 항호르몬제 복용을 5년에서 10년으로 연장하면 재발률을 낮추고 생존율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고 말했다.

통상적으로 유방암 환자는 수술과 항암화학치료 및 방사선치료를 마친 후 정기적으로 재발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추적검사를 시행하게 되는데 유방암 생존자의 경우 수술한 유방 및 림프절의 국소 재발, 뇌, 뼈, 폐, 간 등에 전이로 인한 전신 재발이 가능하다.

또 반대편 유방 등에 발생하는 2차적인 추가 암이 발병할 위험이 정상인 보다 높기 때문에 유전자 변이(BRCA1,2, PTEN등)에 의해 발병한 유방암의 경우 반대편 유방과 난소의 예방적 절제를 고려하기도 한다.

때문에 미국암학회(ACS)에서는 유방암 생존자에게 치료 후 5년간은 4~6개월에 한 번, 5년이 지난 후에는 매년 한 번 주치의를 찾아 상담과 검진을 받을 것을 권고하고 있다.

김희준 중앙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보통 암 치료 초기에는 환자들이 치료에 대한 의지가 강하고 목표가 있어 환자 스스로 규칙적인 생활을 하며 재발과 전이를 막기 위해 집중적으로 노력을 하지만,5~10년 정도 지나 별다른 증상이 없으면 환자 스스로 ‘완치’라고 생각하고 1년에 한번 받아야 하는 검사까지 놓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실제 유방암 치료 직후 대부분의 환자들은 치료 가이드라인을 잘 따르지만 5년 정도 지나도 별다른 증상이 없을 경우, 병원을 찾지 않고 정기적인 검사도 지나쳐버리는 환자가 많다.

특히 암환자로 등록돼 치료를 받고 5년이 지나면 중증질환 산정특례 혜택(특례기간 동안 병원비, 약제비 등 모든 급여항목의 본인부담률 5%만 지불)도 만료 돼 진료비 비용이 예전보다 증가하게 되어 내원과 정기검진을 늦추거나 지나쳐 버리는 경우도 많다.

김희준 교수는 “유방암의 특성상 암 치료를 마치더라도 지속적인 추적검사를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며 환자 스스로 본인의 상태를 과신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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