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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갈수록 복잡해지는 도시바 반도체 매각…2차 입찰 연기할 듯
-日 닛케이 “오는 19일에서 이달 말 이후로 연기”
-펀드에 매각→기업에 되파는 ‘2단계 매각안’ 부상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도시바의 반도체 사업 부문 매각 2차 입찰이 당초 오는 19일에서 이달 말 이후로 연기될 전망이다. 독점금지법 심사를 통과하기 쉬운 펀드에 일단 매각한 뒤 이를 다른 기업에 되파는 ‘2단계 매각’도 선택지로 떠오르고 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도시바가 반도체 사업 자회사 도시바메모리의 매각 2차 입찰을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12일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2차 입찰 마감일은 이달 말로 연기될 수 있으며 응찰자들의 실사가 오래 진행될 경우 6월이나 그 이후로 연기될 가능성도 있다.

[사진=연합뉴스]

도시바 측에서 일본 기업의 입찰을 기다리는 측면도 있다. 일본의 기업집단이나 다른 주체들이 소액씩 출자해 일본연합을 구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지만 아직 일본연합은 나오지 않았다.

전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도시바 반도체 인수에 뛰어든 기업들이 갈수록 인수 작업이 복잡하다고 여기기 시작했으며 상당한 지연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일본 정부가 아시아 기업에 파는 걸 꺼려하면서 높은 가격에 매각하기가 더 어려워질 전망이라고 전했다.

지난 3월 마감된 1차 입찰에는 일본 국내외 기업 10여곳이 참여했다. 도시바는 이 가운데 미국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일본 정부계 펀드 산업혁신기구(INCJ)의 미일연합, 미국 브로드컴, 웨스턴디지털(WD), 한국 SK하이닉스, 대만 훙하이정밀공업(폭스콘) 등 5곳으로 후보를 압축했다.

도시바는 2차 입찰에서 세부적인 재무 정보와 기타 정보를 응찰자들에게 제시하고 우선협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매각 금액은 2조엔(약 20조원)으로 산정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독점금지법 심사 장기화를 피하기 위해 일단 KKR-INCJ 연합에 도시바메모리를 매각한 다음, 시간이 지나 일부 주식을 업계 회사에 파는 ‘2단계 매각’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펀드에 매각하는 것이 경쟁 기업에 매각하는 것보다 당국의 심사를 통과하기 쉽기 때문이다.

합작관계인 WD와의 분쟁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WD는 지난달 초 “우리가 매각 거부권을 갖고 있다”며 타사에 대한 매각 입찰을 즉각 중단하고 자사에 단독협상권을 줄 것을 도시바에 요구했다.

그러자 도시바는 WD가 지난해 도시바의 협업상대였던 미국 샌디스크를 인수할 때도 도시바 동의를 얻지 않았던 만큼 WD에는 매각 거부권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오는 15일까지 매각방해행위를 중단하겠다는 답이 없으면 욧카이치공장에서 WD 기술자를 쫓아내겠다고 경고했다.

스티브 밀리건 WD 최고경영자(CEO)와 쓰나카와 사토시 도시바 사장이 10일 도쿄 도시바 본사에서 회담에 나서면서 양사가 타협점을 찾을 것으로 기대됐지만 회담은 실패로 돌아갔다. 그러나 WD는 도시바와의 관계 개선을 원하고 있어 KKR-INCJ 연합에 일단 매각하는 방안을 수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온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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