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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드라기 ECB총재 네덜란드 의회서 ‘혼쭐’
의원들 “긴축 전환 왜 안하냐” 공세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네덜란드 의회에서 의원들로부터 집중포화를 맞았다. 기대와 달리 늦어지고 있는 긴축으로의 통화정책 변경에 대해 의원들의 불만이 쏟아진 것이다.

10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스타임스(FT)는 이날 통화정책 설명 차 네덜란드 의회를 방문한 드라기 총재가 네덜란드 하원 재무위원회 의원들로부터 거센 반발과 질문공세를 받았다고 전했다.

드라기 총재가 연설에서 ECB의 대규모 채권매입과 마이너스 예금금리가 유로존의 가계와 정부 재정에 도움이 된다며 통화정책 변경에 대한 거부의사를 분명히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네덜란드는 독일과 함께 ECB가 뚜렷한 경기회복세에도 불구하고 완화정책을 계속해 초저금리 은퇴생활자나 저축자들의 생활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불만을 나타내왔다.

특히 네덜란드 의회는 양적완화 정책이 네덜란드 국민연금에 부정적 영향을 가하고 있다며 드라기 총재에 완화기조를 멈출 것으로 요구해왔다.

드라기 총재는 의원들이 반발이 이어지자 네덜란드를 포함한 유로존 전반의 가계에 ECB의 정책 수혜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드라기 총재는 “ECB가 4500만개의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되는 등 유로존 경제활성화에 큰 역할을 했다”고 역설했다.

EU권한을 축소해야 한다는 유럽회의주의 성향의 하원들의 네덜란드 탈(脫) 유로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는 ”유로화는 돌이킬수 없는 조약이다. 근거도 없는 얘기는 하고 싶지 않다”며 불편한 기색도 내비쳤다.

의원들의 공세는 ECB 통화회의의 투명성과 현 통화정책이 EU정책에 반한다는 비난으로까지 이어졌다.

“유로존 회원국이 채무감축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일어날 확률이 없는 일에 대해 추측하고 싶지 않다. 왜 나한테 묻냐?”며 날카로운 모습도 보였다.

분위기는 격해졌다. 시간 종료를 알리는 벨소리가 나자 한 의원은 드라기 총재에게 “저 벨은 당신의 (양적완화) 정책이 끝났음을 의미한다”고 소리지르기도 했다.

네덜란드 의회는 회의 종료 후 드라기 총재에게 태양열로 작동되는 튤립을 선물했다.

가격이 오를 것이란 전망에 사재기를 몰고 왔던 17세기 중반 네덜란드의 튤립투자 광풍과 이후 금융위기를 상기시키기 위해서였다.

마지막으로 ECB 초대 총재를 역임한 빔 두이젠베르크 네덜란드 하원 재무위원회 의장은 드라기 총재에게 “통화회의 직전 이 튤립 꽃을 꼭 보길 바란다”고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황혜진 기자/hhj6386@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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