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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소조항 때문에…현대상선, 부산항 이용할수록 손해
외국계 운영사와 불합리한 계약
150만개 처리 추가 비용 300억

국적 1위 선사인 현대상선이 외국계 터미널 운영사 PSA(싱가포르 항만공사)와 불합리한 계약 조건으로 부산항을 이용하면서도 외국 선사들 보다 수백억원의 추가 비용을 감수해야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25일 항만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지난해 채권단의 요구를 맞추기 위한 자구안 차원에서 부산항 신항 4부두(HPNT) 경영권을 PSA에 매각했다.

그러나 PSA가 계약에 △2023년까지 연간 최소 70만개 물동량 보장 △70만개 미달시 패널티 부여 △매년 일정금액 요금 인상 △부산항 입출항시 HPNT만 이용 등의 독소조항을 삽입하며 문제가 발생했다. HPNT 수출입화물 요율이 부산신항의 다른 터미널과 비교했을 때 2만원 가량 더 비싼 탓에 HPNT를 이용하면 이용할수록 현대상선이 손해를 입는 구조가 된 것이다.

지난 1~3월, 현대상선이 HPNT에서 처리한 화물이 38만TEU. 통상 1TEU를 20피트 컨테이너 1개로 보는 만큼 산술적으로 이 기간동안 현대상선은 다른 터미널을 이용하는 경우와 비교했을 때 약 76억의 비용을 추가로 지불한 셈이다. 올해 현대상선의 HPNT 수출입ㆍ환적 예상 물동량인 150만TEU를 적용하면 추가 비용은 약 300억원까지 확대된다.

설상가상 PSA가 계약 당시 현대상선의 부산신항 터미널 추가 인수 불가 및 광양항 터미널 인수 불가 조항까지 내걸며 현대상선의 어려움은 적잖은 실정이다.

중국, 대만 등 인근 국가들의 주요 항만별 환적화물 요율과 비교하면 차이가 더욱 두드러진다. HPNT의 하역요율이 중국 상하이의 1.8~2.2배, 칭다오보다 3.6배, 닝보의 2.4배, 가오슝의 1.5배 가량 더 비싸다. 이 때문에 현대상선 내부에선 차라리 환적 비용이 저렴한 해외 터미널로 옮기자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외국계 터미널 운영사들의 무분별한 이윤추구 때문에 국내 선사들이 자국 터미널을 이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부산항 발전과 국적선사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에도 걸림돌이 된다”고 지적했다.

박혜림 기자/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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