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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닐봉지 먹어치우는 애벌레 등장…플라스틱 오염 막을까
[헤럴드경제=윤혜정 인턴기자] 세계적으로 1조개 이상 쓰이는 플라스틱 비닐봉지. 이는 가볍고 질겨 포장재로 뛰어난 성능을 가지고 있지만 부패되는데 시간이 오래 걸려 심각한 환경 오염을 일으킨다. 이런 환경 오염의 주범인 비닐봉지를 먹어치우는 애벌레가 발견돼 화제다.

지난 24일 스페인 칸타브리아대 생의학ㆍ생명공학연구소의 페데리카 베르토치니 박사와 영국 케임브리지대의 크리스토퍼 하위 교수 연구진은 국제 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꿀벌부채명나방의 애벌레가 폴리에탈렌 성분의 비닐봉지를 먹고 분해하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사진제공=스페인 국립과학위원회]

꿀벌부채명나방은 벌집에 알을 몰래 낳는다. 알에서 깨어난 애벌레는 벌집의 밀랍을 먹고 자란다. 아마추어 양봉가인 베르토치니 박사는 “벌집에 기생하는 애벌레를 잡아 비닐봉지에 넣었는데 이튿날 보니 비닐봉지가 여기저기 구멍이 나 누더기가 돼 있었다”며 “이를 계기로 연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영국 수퍼마켓에서 쓰는 일반 비닐봉지에 명나방 애벌레 100마리를 넣었다. 40분 후 비닐봉지에 구멍이 나기 시작했으며 12시간 뒤에 비닐봉지의 무게가 92mg 줄었다. 이는 가장 최근 발견된 분해 능력이 뛰어난 세균보다 40배 이상 뛰어난 분해 능력이다.

베르토치니 박사는 “애벌레가 평소 먹는 밀랍도 고분자 사슬 구조인 일종의 천연 플라스틱”이라며 “애벌레 침샘의 효소나 장내 세균이 밀랍과 비슷한 구조의 폴리에틸렌을 분해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구진은 “만일 그 화학반응에 작용하는 효소를 찾아낸다면 생명공학 기술을 이용해 그 물질을 대량생산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며 “그렇게 된다면 산업적 규모로 플라스틱 폐기물을 처리하는 길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yoon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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