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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민국 자영업리포트 ③] 프랜차이즈 치킨집에서 살아남는 법
-화학식초 싫어 직접 치킨무 담가
-단골손님에겐 매번 정품샐러드 서비스
-바빠도 기름 30번 털어 느끼함 제거
-'자영업자의 무덤' 치킨집, 7년째 성업중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치맥이 ‘국민음식’인 대한민국서 프랜차이즈 치킨집은 ‘자영업의 무덤’이라 불린다.

치킨집이라면 망하지는 않겠다 싶어 덤볐다가 ‘쪽박’ 신세가 된 자영업자가 수두룩하다.

한국은행이 지난 1월 발간한 ‘국내 자영업의 폐업률 결정요인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치킨집으로 대표되는 국내 음식점 평균 생존기간은 3.1년. 2014년 기준 서울에서 3년 이내 폐업률이 가장 높은 업종 1위도 치킨집(38%)이었다.

치킨집은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발표한 1분기 외식업의 향후 3~6개월간의 성장 및 위축 정도를 나타낸 미래경기지수서 경기 전망이 가장 낮은 결과를 보이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서도 자신만의 노하우로 7년째 성업중인 프랜차이즈 치킨집이 있다. 안희구(56)씨가 운영하는 서울 상암동 ‘더 후라이팬’이다. 안 씨는 11평 매장에 10개 남짓한 테이블을 두고 운영 중이다. 배달보다는 내점 고객 위주다.

“프랜차이즈가 본사만 배불리는 구조라 하지만, 장사만 잘된다면 점주도 쏠쏠하죠” 안 씨의 대답은 다소 의외였다.

올해 들어 AI 파문으로 다소 주춤하긴 했지만 그는 “이걸로 돈 많이 벌었다”면서 “연간 최고 3억 5000~4억까지도 매출도 찍어봤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눈에 띄는 것은 안 씨가 운영하는 ‘더 후라이팬’의 가맹점이 급격히 줄었다는 점. 더 후라이팬은 2014년도 200호점까지 확장했다가 현재 전국에 30호점까지밖에 남지 않았다.

폐점이 줄줄이 늘어나는 상황에서도 안 씨의 성공 비결은 무엇일까? 비결은 작지만 확실한 차이에 있었다. 안 씨는 “프랜차이즈라고 본사에만 의존하지 않고 더 업그레이드된 음식과 서비스를 내려고 노력한다”고 했다.

“치킨무를 직접 만들어요. 저는 첨가물 들어가는 치킨무 먹기 싫거든요. 제가 먹기 싫은데 손님들한테 드릴 수는 없죠. 매일아침 ‘하인즈(Heinzㆍ미국 식품브랜드)’로 수제피클을 만듭니다. 입맛이 예민한 분들은 맛이 다르다는 걸 알아주시죠”

또 다른 차이는 ‘기름 빼기’다. “보통 바쁜 매장에서는 치킨 기름을 10~15번 터는 곳이 많아요. 저는 꼭 30번씩 털어요” 더 후라이팬의 기본 메뉴는 생감자칩 위에 올라가는 안심살 튀김. 두 가지의 튀김을 한번에 내는지라 기름 빼기는 그가 각별히 신경쓰는 부분이다. 아무리 손님이 밀려도 철칙을 고수한다.

이것말고도 작은 노력은 또 있다. 단골손님들에게 매번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안 씨는 얼굴을 아는 고객이 오면 무조건 샐러드(정가 7500원)를 제공한다. 꾸준한 노력들이 인근 젊은 고객들의 호응을 얻었다. 평일 저녁에도 매장은 손님들로 바글거린다.

더 후라이팬을 애용하는 인근 직장인 오정환(33) 씨는 “카페도 아닌데, 사장님이 맥주잔 밑에 꼭 컵받침을 깔아주신다”면서 “샐러드도 갈 때마다 주셔서 대접 받는 기분을 느낀다”고 했다.

외식업계 한 관계자는 “치킨은 즉흥 구매보다 목적을 가지고 사는 품목”이라면서 “내점 위주 치킨집의 경우, 상권의 중요성보다도 점주의 역량에 따라 수익이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summ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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