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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랑스 대선 D-3 최악의 시나리오는] 청년층 반발 극우를 불러내다
“높은 실업률 이민자 탓” 절망
18~24세 르펜 지지율 40%달해


미국과 영국에서는 청년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에 반대했지만 프랑스에서는 젊은 유권자들이 극우의 부상을 이끌고 있다. 높은 실업률에 시달리고 있는 프랑스 청년들은 이민자들로 인해 자신들의 일자리를 뺏겼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19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극우정당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 대선후보가 당선될지 여부는 젊은 유권자들에게 달려있다고 보도했다.

최근 르펜은 한 시골마을 유세에서 “프랑스 청년들은 절망에 빠져있다”며 “잊혀진 젊은 유권자들을 대표해 프랑스를 구하겠다”고 외쳤다.

르펜의 지지자인 건설근로자 아드리엔 베르그노(25)는 “프랑스에는 희망이 없다”며 “무슬림이 이웃에 사는데 그들은 일은 안하고 정부가 주는 돈만 받고 있다”고 불평을 털어놨다.

미국과 영국에서는 세계화에서 소외된 노년층 유권자들이 트럼프 당선과 브렉시트 결정을 이끌었다. 반대로 청년들은 이민, 무역, 다문화에 대해 관대한 편이다.

반면 25%에 달하는 청년 실업률로 인해 프랑스 젊은 유권자들은 국경을 폐쇄하고 EU에서 탈퇴하겠다는 르펜을 지지하고 있다.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18~24세 유권자 가운데 르펜의 지지율은 40%에 달했다. 이는 라이벌인 에마뉘엘 마크롱의 거의 두배 수준이다.

국민전선의 청년 대표인 가에타 두사우사예는 “자유무역, 유로화 같은 시스템을 청년들은 좋아하지 않는다”라며 “이같은 시스템은 실패했다”고 말했다.

시장조사기관 소셔비전의 레미 오쥐히리는 “역설적”이라며 “청년들은 보통 다문화에 관대하고 이민에 대해 열려있는데 일부 급진적인 청년들은 프랑스를 개방할수록 나라가 쇠퇴한다고 믿는다”고 전했다.

국민전선은 인종차별, 반(反) 유대주의, 외국인 혐오 등을 내세운 장 마리 르펜이 창당했다. 마린 르펜은 아버지인 장 마리 르펜을 내쫓고 2011년 당수에 올랐다. 마린 르펜은 지지기반을 넓히기 위해 아버지에 비해서는 극우적 발언을 자제하고 있다.

하지만 노년층이나 중년층에서는 국민전선의 극단적인 이미지가 고정된 반면, 청년들은 국민전선에 대한 평판이 과장됐다고 여긴다.

23세인 마농 쿠드레이는 “우리 할머니는 르펜이 당선되면 전쟁이 날 것이라고 두려워한다”며 “나는 그게 좋은 일일지도 모른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한편 국민전선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르펜의 조카인 27세 마리옹 마레샬 르펜을 외국의 침략에 맞서는 현대판 ‘잔 다르크’로 꼽기도 한다. 마리옹은 2012년 프랑스 역사상 최연소 하원의원으로 당선됐다. 트럼프의 측근인 스티브 배넌 백악관 수석 전략가는 마리옹을 가리켜 “떠오르는 스타”라고 지칭하기도 했다.

마리옹은 “청년들의 주요 고민은 이민에 대한 의문으로 그들은 자신들의 정체성을 빼앗겼다고 생각한다”며 “엘리트들이 방어하고 있는 다문화는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신수정 기자/ss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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