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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휠체어도 OK…무장애 숲길 호응 “이유 있네”
-서울 무장애 숲길 인기…사업도 매년 확대
-9%이하 완만한 길 타고 누구든 자연 만끽
-“장애인ㆍ비장애인ㆍ동물 공존하는 길”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몸이 불편해도 혼자 오를 수 있는 길이 있다. 휠체어나 목발에만 의지해도 충분하다. 누구든 동등히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길, 서울의 ‘무장애 숲길’이다.

서울시가 근교산에 조성하고 있는 무장애 숲길이 시민 호응을 얻어 매년 늘고 있다. 20일 시에 따르면 시는 2011년 성북구 북한산 자락길, 양천구 신정산 자락길을 시작으로 2012년 3곳, 2013년 4곳, 2014년 6곳, 2015년 3곳에 이어 작년 3곳을 무장애 숲길로 만들었다. 올해 5곳을 새로 조성한다. 예정대로라면 7년동안 시내 26곳 무장애 숲길이 생기는 셈이다. 시 관계자는 “몸이 불편한 시민 등 보행약자들을 위해 만든 길”이라며 “무장애 숲길을 따라가면 누구든 안전한 산행이 가능하다”고 했다.

서울 구로구 능골산 자락길 [사진제공=서울 구로구]

무장애 숲길은 산 밑부분에 평균 경사율 9% 이내 길을 낸 뒤 목재 데크를 놓은 길이다. 치맛자락처럼 완만한 길이 이어져 ‘자락길’이라고도 한다. 길 곳곳에는 숨을 돌릴 수 있는 전망데크와 쉼터도 있다. 나무가 둘러싸고 있어 공기 또한 신선하다. 양천구 용왕산 무장애 숲길에서 일주일 중 2~3번 ‘휠체어 산행’을 즐긴다는 임모(48) 씨는 “무장애 숲길 덕에 자연을 마음껏 누린다”며 “장애인을 위한 작지만 꼭 필요한 배려가 계속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구로구는 지난 18일 능골산에 2.4㎞ 능골산 자락길을 개통했다. 지난달 1차 개통한 덕의근린공원~계남근린공원 축구장 1㎞에 고척근린공원 인근 홍진연립까지 1.4㎞를 이은 것이다. 쉼터 8곳, 정자 2곳도 마련했다. 밤에도 안전하게 태양광 조명등 580개를 곳곳 매달았다.

그보다 앞서 중랑구는 기존 1㎞로 만든 용마산 자락길에 1.2㎞를 더해 전체 2.2㎞ 무장애 숲길을 만들었다. 용마경로복지센터~망우산 사색길에 길을 내 산을 크게 둘러볼 수 있게 했다. 휠체어 이용자의 편의를 위해 전동휠체어 충전기가 있는 북카페도 마련했다. 시는 올해 남은 조성분도 적절한 곳을 찾아 공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서울 중랑구 용마산 자락길 [사진제공=서울 중랑구]

한편 무장애 숲길은 사람 뿐 아니라 야생동물에게도 좋다고 전해진다. 나무데크가 대부분 지면에서 일정 간격이 띄워진 채 설치되어서다. 나무데크는 사람길, 나무데크와 지면 사이 틈은 동물길이 된다. 한 자치구 관계자는 “장애인과 비장애인, 동물들이 공존할 수 있는 길”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앞으로 확충만큼 관리에도 힘을 쓸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장애인 등 이용주민의 의견을 받아 불편사항을 지속 개선해가겠다”고 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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