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겉으로만 양보하는 中…트럼프 협상의 기술, 시진핑에 통할까
-中 여전한 사드 반대…美中 대북 제재 입장차 보여주는 것
-WSJ “중국은 겉으론 ‘양보의 전문가’…北 옥죄는 제재 없다”

[헤럴드경제=조민선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북핵 문제 해결에 중국을 끌어들이며 나름의 ‘협상의 기술’을 적용하고 있지만 그 효과는 아직 드러나지 않고 있다. 중국이 기존 외교적 수사(레토릭)를 되풀이하고 있고 특히 남한 내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ㆍTHAAD) 배치에 반대 입장을 되풀이하면서 미국과 대북 제재 공조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7일(현지시간)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북핵 문제 해결에 중국이라는 파트너를 끌어들여 나름의 ‘협상의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트럼프는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겠다는 자신의 대선 공약을 180도 뒤집으며 지난주 발표한 미 재부부 환율보고서에서 환율조작국 명단에서 중국을 제외했다. 중국에 ‘환율조작국 미지정’이라는 선물을 먼저 안겨주고, 향후 중국의 적극적인 대북 제재 동참을 이끌어내겠다는 전략이다. 

[사진=AP연합]

이에 대해 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자신이 강조했던 외교 정책을 뒤집어가며 중국과 ‘딜’을 시도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중국의 대북 제재에 적극적인 움직임은 없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점차 고조되고 있는 북핵 위협을 해결하려면 중국이 미국의 제재에 얼마나 진지하게 동참하느냐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중국 관영언론이 김정은 북한 정권 비판 기사를 싣고 항공기 운항금지, 석탄수입금지 등 나름의 대북 제재를 가하고 있지만 북한의 행동 변화를 이끌어내기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전직 미 CIA(중앙정보국) 중국 분석관인 데니스 와일더도 이날 CNBC방송에 “중국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많은 대북 제재 선택지가 있다”면서 중국이 소극적인 대북 제재를 취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지난 주말 북한 열병식만 봐도 중국이 북한에 목재 등을 제공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며 “이는 중국이 북한에 계속해서 장비를 제공하고 있다는 하나의 지표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중국의 대북 무역은 지난 15년 동안 10배나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 겉으로는 대북 제재에 동참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실제론 기존 입장과 다를 바 없다는 분석도 나왔다.

대표적인 예가 남한 내 사드 배치에 대한 비판과 이에 대한 경제적 보복이 여전하다는 점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사드 보복을 중단하라는 요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17일 중국 측은 거듭 “사드 배치에 반대한다”는 비판을 내놨다.

WSJ은 “중국의 사드 반대는 중국이 북핵 위협 관련 미국의 방식과 중국의 관점과의 거리를 보여준다”며 “이 같은 시각이 대북 제재 관련 ‘의미있는’ 국제적 압박을 저해하는 리스크”라고 지적했다. 사드가 남한 내 미사일 격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으로 이에 반대한다는 것은 큰 틀에서 미국의 적극적 대북 제재를 반대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전날 방한해 “사드 배치에 대한 미 행정부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사드가 조속히 배치, 운영되도록해 북한 위협에 상응한 한미동맹 대비태세를 강화하기로 했다”며 중국의 사드 보복 관련 대립각을 세웠다.

WSJ은 “중국이 여전히 북한 정권 교체를 고려하겠다는 아무런 사인도 안 줬고, 북한을 옥죄는 제재도 없었다”며 “중국은 겉으로는 ‘양보의 전문가’다. 이제 중국의 목적은 트럼프를 달래는 것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트럼프가 상대로 하여금 계속 추측을 하게 만드는 협상의 기술을 편다고 해도 중국은 얼마나 멀리 트럼프가 대북 제재에 나아갈지 시험할 것”이라며 “트럼프는 만일 중국이 ‘딜’을 받지 않을 경우 무엇을 할지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조민선 기자/bonjod@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