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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나이티드항공 피해자 “베트남전 때보다 무서웠다”
-피해자 다오 박사 뇌진탕, 앞니 2개·코 부러져
-다오 박사 딸 “아버지에게 일어난 일은 누구에게도 일어나선 안 되는 일”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미국 시카고발 루이빌행 유나이티드항공 기내에서 강제로 끌어내려진 피해 승객이 심각한 부상과 정신적 충격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나이티드항공 사태 피해자인 베트남계 미국인 의사 데이비드 다오(69) 박사는 “비행기에서 복도를 따라 강제로 끌어내려졌을 때가 베트남전 당시 피난을 떠났을 때보다 더 무섭고 비참했다(more horrifying and harrowing)”고 토로했다고 그의 변호사가 전했다. 

BBC 등 외신에 따르면 다오 박사의 소송 대리를 맡은 토머스 데메트리오(70) 변호사는 13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사건으로 다오 박사는 중대한 뇌진탕을 입고 앞니 2개와 코가 부러지는 부상을 당했다”고 밝혔다.

미국 유나이티드항공 기내에서 강제로 끌려나간 베트남계 미국인 의사 데이비드 다오의 딸 크리스탈이 13일(현지시간) 변호사와 함께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일리노이=AFP연합뉴스]

데메트리오 변호사는 “유나이티드항공과 시카고시(市)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오 박사의 딸 크리스탈 다오 페퍼(33)는 기자회견에서 “우리 가족은 아버지에게 일어난 일을 보고 겁에 질리고(horrified), 충격을 받고(shocked), 아팠다(sickened)”고 밝혔다.

페퍼는 “훌륭한 아버지이자 다정한 할아버지인 그는 캘리포니아에서 휴가를 보내고 돌아오는 길이었다”면서 “내 아버지에게 일어난 일은 어느 누구에게도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고 말했다.

다오 박사는 12일 밤 시카고 병원에서 퇴원했으며 향후 재건 수술을 받을 예정으로 알려졌다.

데메트리오 변호사는 “오랫동안 항공사들은, 특히 유나이티드항공은 우리를 괴롭혀왔다”면서 “우리는 존중과 존엄을 원한다. 그게 전부다. 큰 것을 바라는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데메트리오 변호사와 다오 박사의 또 다른 소송 대리인 스티븐 골란(56) 변호사는 “다오 박사의 가족이나 변호인단 모두 아직 유나이티드항공 측으로부터 따로 입장을 듣지 못했다”고 전했다.

변호사들은 지난 9일 밤 시카고 오헤어 국제공항의 유나이티드항공 3411편에서 벌어진 상황 증거를 보전해 달라는 긴급요청을 일리노이주 법원에 12일 제출하고 소송을 준비 중이다.

유나이티드항공은 앞서 9일 시카고발 루이빌행 여객기에 좌석이 초과 예약됐다며 하차 대상 4명을 무작위로 선발했다. 디오 박사가 “내일 오전 예약 환자가 있다”며 하차를 거부하자 항공사 측이 공항 경찰을 동원해 폭력적으로 강제 퇴거시키는 과정이 소셜미디어에 공개되면서 세계적인 공분을 일으켰다.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오스카 무노즈 유나이티드컨티넨탈홀딩스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사태가 “시스템 실패 탓”이라며 사퇴를 거부해 비판 여론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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