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시리아 화학무기 사용은 범죄행위” 유엔안보리 소집…전세계가 규탄
시리아·러는 사용 강력 부인

시리아 북부 이들리브 주(州)의 칸셰이칸 지역에서 화학무기 사용으로 추정되는 공격으로 주민 58명이 사망한 가운데 전 세계가 일제히 규탄했다. 하지만 시리아의 강력한 동맹국인 러시아 정부는 화학무기 관련 보도가 “완전히 거짓”이라고 부인했다.

4일(현지시간) AFP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시리아 정부의 ‘화학 공격’으로 최소 58명의 민간인이 사망했다. 그중 어린아이가 19명, 여자는 13명에 달해 전체 사망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AFP 통신은 현재 부상자만 160여 명에 달해 사망자 수가 100명 이상으로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이번 공격은 염소 가스나 사린 가스 등 화학 무기를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AFP는 현지 특파원의 말을 인용해 “공습 이후 피해자들의 코와 입에서 피가 흘렀고, 하얀 거품을 물고 쓰러진 사람도 많았다”며 “부상자들 대부분은 구토와 호흡곤란으로 고통스러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 CNN은 구조요원들이 해독 액체를 뿌리며 구조에 나선 모습을 실시간으로 보도했다.

국제사회는 시리아 정부의 ‘화학무기’ 추정 공격에 크게 분노했다.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은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이 이끄는 시리아 정부가 민간인을 상대로 화학무기를 사용했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러시아가 배후에서 화학무기를 사용했을 것이라는 의심도 제기됐다.

유엔(UN)은 이날 시리아의 공격에 대해 비난했다.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어느 곳에서든지 화학무기를 사용하는 것은 평화와 안보에 대한 위협이며, 중대한 국제법 위반”이라고 말했다.

영국과 프랑스는 시리아 정부의 아사드 정권을 맹비난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이번 사건에 “경악했다”며 국제기구인 화학무기금지기구(OPCW)가 이 사건을 조사하라고 촉구했다. 장마르크 에로 프랑스 외무장관은 “잔혹한 행위”라면서 “시리아 정부가 새로 출범한 미국 정부를 시험했다”고 분석했다.

그동안 알아사드 정권 퇴출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왔던 미국도 강도높게 비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날 공식 성명을 통해 “알아사드 정권의 악랄한 행위는 오바마 정부가 나약하고 우유부단하게 대응한 결과”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12년 화학무기 사용에 ‘레드 라인’을 설정하겠다고 했지만 이후 아무 것도 한 게 없다”고 비난했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알아사드 정부가 잔혹하고 뻔뻔한 만행을 저지르고 있다”며 “러시아와 이란이 시리아 정부에 더 많은 영향력을 발휘해 화학무기 공격에 나서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5일 긴급회의를 소집해 시리아 사태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시리아 정부는 이날 공습 이후 “화학무기를 사용한 적 없다”고 반박했다. 시리아 국방부는 이날 국영 SANA통신을 통해 낸 성명에서 “시리아군은 화학 무기나 독성 물질을 결단코 사용하지 않았다”면서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지금까지 사용하지 않았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동안 알아사드 정권을 지원해온 러시아도 국제적인 비난에 직면했다. 그러나 이날 WSJ에 다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화학무기 사용 관련 보도에 대해 “완전히 거짓(absolutely fake)”이라고 반박했다.

조민선 기자/bonjod@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